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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즈굴의 용(와이번) 만들기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대략 18시간에 걸쳐서 피규어를 하나 만들었다.
이름하여 '나즈굴의 용'(일설에는 '나즈굴의 새;').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다소 둔하게 생긴 와이번이다(와이번이라는 것은 날개만 있고 발이 없거나, 박쥐처럼 앞다리가 날개로 된 용을 말한다).

바로 요놈..

재료는 에폭시 퍼티. 에폭시 퍼티는 찰흙처럼 조물닥거려서 형상을 만들고 몇 시간 기다리면 딱딱하게 변하는 플라스틱이다(홈쇼핑의 '믹스 앤 픽스'와 흡사하다).

먼저 대충 어떤 모양새인지 인터넷을 뒤져 확인한 뒤, 개략적인 구조를 그려본다. 어차피 만들면서 상당한 왜곡이 가해질 것이니 대충대충 한다.
그리고 퍼티를 적당량 반죽해서 몸통 모양을 잡는다. 퍼티가 굳기까지 30분 정도는 매만질 여유가 있다.
포인트! 꼬리를 좀 길-게 해 줘야 한다. 나는 꼬리를 너무 짧게 해서 좀 없어보인다.

등에 스파인도 몇 개 세워주고, 몸통의 포즈를 잡는다.

이제 포즈가 흐트러지지 않게 몇 시간 굳혀야 한다. 몸통이 굳는 동안 뒷다리를 만들자.

와이번 뒷다리는 대략 '닭발'과 흡사하다.
왼발은 뭔가를 움켜쥐는 모양, 오른발은 뭔가를 잡으려고 편 모양으로 해 보았다.
몸통과 뒷다리가 굳는 동안 날개의 뼈대를 만들자.

와이번 날개는 박쥐와 같다. 즉, 다섯 손가락 중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이 주-욱 길어져서 부챗살처럼 된 것이다.
대충 모양을 잡고..

길-게 늘여서 제대로 된 모양을 잡는다. 원래는 날개 손가락에 관절이 더 있어야 하지만, 귀찮으므로 생략한다.
이대로 펼쳐 놓고 굳힌다. 굳는 시간이 질리겠지만 어쩔 수 없다. 에폭시 공작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자-. 이렇게 해서 뼈대가 대충 완성되었다. 다 굳었으면 조립에 들어간다.

에폭시 공작에서는 접착제가 필요 없다. 조그마한 퍼티반죽으로 붙이고 굳히면 그만인 것이다.
일단 다리를 붙이고, 생각난 김에 받침대도 만들었다. 이렇게 두니 뭔가 귀여운 모양이 되었다.

자-. 어느새 날개까지 다 붙여버렸다.
날개 피막은 퍼티를 얇게 늘여서 뼈대에 붙이면 되는데, 이 일이 녹록치 않다. 너무 얇으면 굳기도 전에 찢어지고, 뼈대에 꾹꾹 눌러 붙이다 보면 어느새 뼈가 부러지는 사태를 맞기도 한다. 이 공정 때문에 정신이 없어 중간 과정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포인트! 와이번의 날개 피막은 등의 피부와 연속된다.

한숨 자고 나니 에폭시가 다 굳었다. 색칠에 앞서 '반지의 제왕' 오리지날 일러스트를 배경으로 한 컷.

어느새 색칠까지 다 해버렸다. 색칠은 에나멜 물감으로 하면 된다.
(에나멜 초보라서 온갖 삽질을 하는 통에 사진을 못 찍었다.)

옆모습. 만들어 놓고 보니까 날개가 너무너무너무 크다.

뒷모습. 역시 날개는 너무 크고, 꼬리는 너무 짧아 대단히 어색하다.

앞모습. 휘-잉 날아와서 덮치는 포즈.

날개 부분. 영화에서처럼 지저분하게 표현하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근데 너무 크단 말이지..;

발 부분. 포인트! 펼 때는 발가락이 벌어지고, 쥘 때는 오므라진다.

머리 부분. 너무 작아서 이빨 표현에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었다. 코뿔은 괜히 달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깨 부분. 포인트! 어깨가 발달해 있으므로 두텁게 표현하고, 날개 피막은 상완골을 저렇게 덮어야 한다.

뒤집었다. 가운데 하얀 것은 받침대(결코 '특정 부위 모자이크'가 아니다).
역시 거대한 날개와 빈약한 꼬리가 드러난다.



이상으로 에폭시 공작 첫 시간을 마친다.
주의! 에나멜 물감 사용시 환기에 유의해야 한다. 신나 향기는 몸에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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