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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뭐라/한약잡설13

한약재 감별과 응용 (2) 독활 오늘은 독활 되겠소.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1,400톤 가까이 생산되는 다빈도 약재이지만, 강활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많은 약재라오. 우리나라와 북한에서는 두릅나무과 식물인 땃두릅(Aralia continentalis Kitag.)의 뿌리를,일본에서는 거의 비슷한 식물인 땅두릅(Aralia cordata Thunb.)의 뿌리줄기를,중국, 대만, 홍콩에서는 산형과 식물인 중치당귀(중치모당귀重齒毛當歸. Angelica biserrata (R.H.Shan & C.Q.Yuan) C.Q.Yuan & R.H.Shan)의 뿌리를 각각 독활의 정품으로 규정하고 있소.한편 일본 생약규격집에서는 중치당귀를 '당독활(唐独活)', 땅두릅을 '화강활(和羌活)'이라는 명칭으로 수재하고 있소. 우리나라에서는 땃두릅의 식물명을 '독활'.. 2015. 8. 25.
한약재 감별과 응용 (1) 강활 요새 '한약재 감별과 응용'이라는 주제로 모 카페에 연재를 하고 있소만, 어느 정도 텀을 두고 약간 고쳐서 본 블로그에도 이렇게 올리고자 하오. 이 시리즈는 임상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소. 임상가들에게 강의할 때면, 약재는 전부 규격품으로 제약회사에서 나오는데 왜 임상가들이 직접 감별까지 해야 하느냐 하는 말씀이 많았소만, '법적인 정품'과 임상적·학술적 정품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고, 규격품이라도 현재 유통상 문제 있는 것(오용품 혼입품 유사품 저질품 위품)이 꽤나 많기 때문에, 임상가가 약재를 직접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오. 오늘은 먼저, 강활이오.국내에서만도 연간 3백톤 가까이 생산되고 사용량도 많은 약재이지만,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 약재이기도 하오. 우리나라 약전에서는 강활의 기원을.. 2015. 6. 17.
파키스탄 마황의 기원종이 무엇일지 마황은 국내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으므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소.예전에는 중국에서 전량 수입했으나, 요새는 중국산 마황의 수급이 어려워져(가격 상승 및 수출 제한), 파키스탄으로부터의 수입량이 늘고 있다고 하오.항간에는 파키스탄 마황이 중국산 마황에 비해 에페드린류 함량이 2~3배 높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오. 궁금한 것은, 과연 파키스탄 마황의 기원종이 우리 약전에서 규정하고 있는 마황의 기원에 적합한지인데.. 일단 파키스탄에 분포하는 마황속(Ephedra) 식물은 모두 9종이오(Flora of Pakistan).E. ciliata, E. regeliana, E. gerardiana, E. przewalskyi, E. procera, E. sarcocarpa, E. pachyclada, E. monos.. 2014. 5. 1.
쯔무라 과립제에 대한 오해 많은 한의사들이 국산 과립제의 효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일본 쯔무라(Tsumura http://www.tsumura.co.jp)에서 나오는 과립제를 찬양하곤 하오. 쯔무라 과립제의 품질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체의 부형제가 없다'는 식으로 잘못된 내용이 알려져 있으므로 이를 바로잡고자 하오. 의문 : 쯔무라 과립제에는 첨가제가 없는가? 과립제에 쓸 수 있는 첨가제로는 부형제, 결합제, 붕해제, 교미제, 방향제, 착색제 및 코팅제가 있으며, 한약제제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부형제로는 유당과 전분(감자/밀/쌀/옥수수전분)이 있소. 추출물의 특성에 따라서 부형제 한 가지만 쓸 때도 있고 다른 첨가제 몇 가지를 적절히 섞어서 사용할 때도 있소. 부형제가 없는 과립제를 '백산제'라고 부르기도 하오만, 국내 .. 2011. 1. 25.
한약 추출법에 대한 고민 2 관련 글 : 2009/12/04 - 한약 추출법에 대한 어떤 분의 오해 2010/01/19 - 한약 추출법에 대한 고민 1 저번 글에 이어서.. 먼저, 추출 용매로 물을 쓰는 까닭은, 앞서 설명한 이유들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통적으로' 물에 달여 먹어왔기 때문이오. 내가 십전대보탕을 투여하는 것은 예로부터 알려진 십전대보탕의 효능을 기대하기 때문이므로, 가능하면 예로부터 써왔던 용매를 쓰는 게 마땅하지 않겠소? 다른 용매를 썼다가 행여나 효능이 바뀌어버리면 대략 낭패일 것이오. 그리고, 탕제를 끓일 때 옛날식 옹기 약탕기가 좋으냐,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대웅약탕기나 가압약탕기, 아니면 이러저런 새로 개발된 이상한 약탕기를 쓰는 게 좋으냐 하는 문제가 있소. 소햏은 어떤 종류의 약탕기를 쓰든지 큰 차이.. 2010. 1. 21.
한약 추출법에 대한 고민 1 관련 글 : 2009/12/04 - 한약 추출법에 대한 어떤 분의 오해 한약 추출법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요청이 있은지 한 달도 더 되었소마는,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서야 한 마디 끄적여 볼까 하오. 현대과학적인 용어는 자제하겠소. 먼저, 한약 추출법이란? 엄격하게는 정의가 좀 다르겠지만, '한약으로부터 약효물질을 끌어내어 복용이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법'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소. 그러므로, 전제조건을 두 가지로 잡을 수 있소. ① 약효물질 함량을 높임. ② 복용/흡수를 용이하게 함. 여기서 말하는 약효물질이라 함은, '의도한' 생리활성을 일으키는 물질 되겠소. 아무런 생리활성이 없다면 당연히 약효물질이 아니고, '의도하지 않은' 생리활성을 일으킨다면 부작용물질이라 할 수 있겠소. 물론 약효물질과 부작용.. 2010. 1. 19.
한약 추출법에 대한 어떤 분의 오해 방명록에 모종의 문답이 제보(?)되었는데, 일부 잘못된 내용이 있기에 지적 및 부연하고자 하오. 아래 굵은 글씨가 문제의 글이고, 록색 글씨가 소햏의 글 되겠소. 원 글쓴이에게는 기분 나쁠 딴지이겠지만, 소햏 성격이 이러니 이해하시길 바랄 따름이오. 기본적인 원리는 한약재을 끓여서 어디에 녹는 물질을 추출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가 먹는 탕제--이건 물에 끓이는 단순한 것--끓여서 물에 녹아있는 물질을 다 먹는 거지--함유한 성분이 가장 많다는 장점이 있으나 어떤 성분이 효과가 있는지는 전혀 모르지.. 1) 우리가 한약을 물에 달이는 것은, 물이 가장 구하기 쉬운 용매이고, 인체에 무해하며, 추출되는 성분도 그럭저럭 많은 편이기 때문이오. 그렇다고 해서 물로 달인다고 해서 모든 성분이 녹아 나오는 것은 .. 2009. 12. 4.
신종플루와 팔각회향 2 2009/09/12 - 신종플루와 팔각회향 위 글에 분노의(?) 댓글이 달린 관계로, 좀더 설명을 해야겠소. 0.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를 공격하기 위해서 neuraminidase라는 효소를 사용하오. 따라서 이 효소만 막을 수 있으면 플루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소. 이 효소를 칼이라고 치면, 이 칼에 딱 들어맞는 칼집을 씌우면, 이 칼이 세포를 해치지 못하지 않겠소? 그래서 만들어진 '칼집'이 타미플루 되겠소. 어떻게 만들었는고 하니, 먼저 이 칼(효소)의 3차원 구조를 알아내고, 거기 들어맞는 분자구조를 설계했는데, 이것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구조이다 보니, 어떻게든 이걸 합성하는 방법을 연구해 보는 것이오. 그래서 가장 처음으로 상용화된 합성법이 바로 시킴산.. 2009. 11. 2.
신종플루와 팔각회향 요즘 전세계를 소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신종플루의 거의 유일한 치료제처럼 여겨지는 타미플루(Oseltamivir)의 원료물질이 향신료 또는 한약재로 쓰이는 팔각회향(八角茴香)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팔각회향의 약효가 주목받고 있다. 팔각회향은 중국에서 나는 붓순나무과 식물인 팔각(八角, Illicium verum)의 열매로, 모양이 팔각별처럼 생기고 강렬한 향기가 있다고 해서 팔각회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그림 1). 그런데, 이 열매의 성분 중 하나인 시킴산(shikimic acid)이 타미플루의 원료물질이라는 것이다. 시킴산은 붓순나무(Illicium anisatum, 일본명 ‘시키미しきみ’)에서 발견되었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사실 팔각회향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물에 함유되어 있으며, 단지 시.. 2009. 9. 12.
음양탕 유감 금오 김홍경 선생이 '음양탕'을 유행시킨 뒤로,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이용하고 있다. 무려 다음과 같은 식으로 소개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다. 나도 평상시에 미지근한 물을 좋아하므로, 다른 내용에 뭐라고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동의보감에서는 생숙탕이라고도 하며 토사곽란 위장병의 명약으로 소개" 운운하는 내용에 태클을 걸고자 한다. 금오 선생이 동의보감을 안 봤을 리도 없는데, 왜 저런 인용이 나오는지 알 수 없다. 설마.. 혹시 안 읽어보셨을지도..ㄷㄷ 일단 동의보감에서 음양탕 내용을 찾아보자. 동의보감 탕액편 수부(水部)에 생숙탕(生熟湯)이라는 이름으로 음양탕이 소개되어 있는데, 중요한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以炒塩投中 飮之一二升 吐出宿食惡毒之物 欲爲霍亂 吐盡便愈 볶은 소금.. 2009. 5. 6.
천마의 신기한 생태 천마(Gastrodia elata)는 난초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되겠소. 한약재로 이용되는 약용식물이오. 일찌기 수업시간에 배웠으되, 천마는 엽록소가 없고 잎도 뿌리도 없는 기생식물이라 하였소. 으레껏 다른 식물에 기생하는 것이려니 생각하였소만, 소상히 알아본 바, 천마는 다른 '식물'에 기생하지 않는다오! 그렇다면? 무려 버섯! 천마는 식물 주제에 버섯에 기생하는 것이오. 원래 뽕나무버섯은 뽕나무 등 각종 식물을 뚫고 들어가 영양분을 빨아 먹어 숲을 망가뜨리는 녀석이오만, 거기에 더부살이하는 식물이 있다는 것이 놀랍소. 마치 '조폭을 등쳐 먹는 노점상'의 느낌이랄까.. 천마가 뽕나무버섯으로부터 영양분을 갈취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소. (그림이 발로 그려서 아름답지 못하니 양해 바라오.) 이처럼 .. 2008. 3. 20.
한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 2. R.Lewis 햏이 일전의 포스트(2008/01/15 - 한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에 대한 일부 의학 전공자들의 견해를 전해 주었기에 추가로 자료를 제시하는 바이오. 예로부터 온라인 토론의 양상을 볼작시면, 대다수 논자들이 단순 경험과 추측에 근거하여 썰을 푸는 것을 볼 수 있었소. 소햏 99년도부터 이전투구 양상의 온라인 토론을 즐겼던 바, 이런 상황이 현재까지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소(이 역시 단순 경험에 근거한 것이로구료.. 호호호) 0. 먼저, 용어상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이른바 한의사의 처방으로 복용한 한약과 환자 임의로 복용한 각종 건강식품 및 이런저런 민간요법을 합쳐서 '한건민'이라 통칭하겠소. 좀 유치하지만 양해를 바라오. 1. 일단 양약의 처방빈도가 한약에 비해 .. 2008.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