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니카에 합병되었다가 소니에 인수된 미놀타의 하이엔드급 디카, A1
소햏의 디카는 미놀타 DiMAGE A1이오. 요샌 어딜 가나 DSLR이 횡행하는 세상이라, 심지어는 싸구려 취급을 받기도 하는 기종이지만, 소햏 수준에서는 마미야 디지털백보다 더 좋은 기계요.
허나, 2년간 아끼는 바 없이 터프하고 러프하게 쓰는 통에 몇 가지 문제가 생겼으니..
- 매크로 스위치 작동불능 : 1년 6개월
- 렌즈캡 스프링 파손 : 1년
- 그립부 고무 들뜸현상 : 3개월
- 줌링 고무 이탈현상 : 2주
어느 것도 치명적인 손상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사용상에 신경쓰일 정도의 불편함을 안겨주는 것은 사실이오. 이제나 저제나 AS를 맡길까 말까 고민하다가 길게는 1년 넘게 그냥 안고 있으니, 소햏의 게으름은 정녕 큰 문제요..
어쨌든 그리하야, 어제 오늘 이틀간 네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해버렸소.
1. 매크로 스위치 수리
포커스링의 작은 나사 두 개를 풀고 포커스링을 벗긴 다음, 매크로 스위치 덮개에 있는 작은 홈에 핀을 걸어 덮개를 들어내고(양면 테이프로 붙어 있었음), 스위치를 감싸고 있는 금속틀의 작은 나사 세 개를 풀어서 떼어낸 뒤, 스위치를 들어올리니 움직이는 전극을 이루는 네 가닥 중 하나가 심하게 구부러져 있으매, 핀셋으로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고, 분해의 역순으로 다시 조립하니, 오오~ 정상 작동하오! 이제 드디어 다시 접사를 할 수 있게 되었소.
2. 줌링 고무 이탈현상 제거
카메라 매니아인 직장동료(?) 허쌤의 도움으로 줌링 고무를 벗겨내니, 출처 불명의 윤활유로 인해 줌링이 계속 미끄러지는 것이 원인이었음을 인지하고, 기름을 마구 닦아 없애 버린 뒤 줌링 고무를 다시 씌우고 제 위치로 맞추어 놓으매, 처음 느낌 그대로 정상 작동!
3. 렌즈캡 스프링 철제로 교체
A1의 렌즈캡은 스프링이 약하디약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별 것 아닌 충격에도 쉽게 스프링이 부러져, 렌즈에 찰싹 달라붙는 힘이 없어지게 되는지라, 플라스틱 스프링을 다 떼어낸 뒤 적절한 구멍을 뚫고 샤프심통에서 적출한 철제 스프링 두 개를 이식하였소. 충분한 공간이 있는데 왜 철제 스프링을 쓰지 않고 엉성하고 약하게 만들었는지 의문이오. 니콘 950도 철제 스프링을 썼는데 말이오..
4. 그립부 고무를 가죽으로 교체
그립부를 감싸고 있는 합성수지를 떼어 보니 역시 양면테이프로 붙어 있으매, 오래된 양면테이프와 합성수지의 자연스러운 별거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운명임을 인지하고, 과감히 합성수지 대신 가죽을 붙여버리기로 결정! 예전에 침쌈지 만들고 잔뜩 남은 '돈피 스웨이드'를 적절히 마름질하여 새 양면테이프로 접착하니, 무언가 시그네처 커스텀 버전 같은 느낌이 들어 대만족!
디카를 찍어야 하니, 하릴없이 폰카로 찍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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