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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틴케이스 EDC 키트

소햏처럼 멀티툴이나 등산용품을 갖고 놀기 좋아하는 햏자들이라면 으레 이러저런 잡다한 도구를 늘상 지니고 다니기 마련이오.

재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존대비 물품 중에서, 언제나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을 양햏들은 EDC(에브리데이 캐리)라 부르는가 보오.

집이나 사무실에는 많은 도구와 재료가 있을 터이나, 외부에서 긴급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임시방편으로 필요할 법한 물건들을 항시 갖고 다니자는 취지이며, 시중에는 https://www.funshop.co.kr/goods/detail/37132 이와 같은 상품도 판매되고 있소만, 역시 이런 물건은 직접 갖추어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오.

특히 양햏들은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altoids+edc 이와 같이 알토이즈 사탕 상자를 활용해서 EDC 키트를 만드는 게 일상적인 듯 하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에도 알토이즈 사탕 상자가 등장한 바 있소.

소햏도 이것을 따라해보고자 하였으나, 먹지도 않을 사탕을 돈 주고 사기는 그렇고 해서, 방구석에 굴러다니는 자그마한 틴케이스를 이용해 EDC 키트를 꾸려 보았소. 하다 보니 옛날에도 https://goyas.kr/10 이러한 것을 만들었던 기억도 나는구료.

완성품
윗면에는 고릴라테이프를 잘라서 몇 겹 붙였소.

외부에서 접착테이프가 필요한 상황을 다들 겪어봤을 것이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에서도 그런 상황이 등장한 바 있소.

다만 대개 접착테이프라는 것이 부피가 큰데, 임시방편 용도로는 그저 조그마한 조각 정도만 있으면 되니, 조금 잘라서 틴케이스에 붙여두는 것으로 충분하오.
http://11st.kr/QR/P/1689959404 고릴라테이프는 상당히 두꺼운 접착테이프요. 그냥 검정색 절연테이프를 쓸까 했소만, 절연테이프는 시일이 조금 되면 접착제가 지저분하게 흘러나와 매우 불쾌해지는 성질이 있어, 비록 가격은 상당히 비싸나 모든 물성에서 뛰어난 고릴라테이프를 선택하였소.

아랫면에는 실리콘테이프를 잘라서 몇 겹 붙였소.

고릴라테이프는 몹시 훌륭한 접착테이프이나, 두께가 너무 두꺼우므로, 얇은 게 필요할 때에는 적절치 않소.
그리하여 아랫면에는 http://11st.kr/QR/P/1423416185 실리콘테이프를 붙였소. 일반 투명테이프로도 충분하겠소마는, 역시 오래 지나면 접착제가 배어나오는 것이 심히 좋지 않은 관계로, 그런 현상이 적은 실리콘테이프를 선택하였소.

펼친 모습

뚜껑을 열면 윗면에는 거울과 나노유심을 붙였소. 거울이야 신호용 등으로 생존물품에 빠지지 않는 물건이기도 하거니와, 잇새에 뭐라도 끼어 있거나 하는 때가 잦으므로 유용하오. 허나, 유리로 된 거울은 두께도 두껍거니와 딱 맞는 크기인 것을 찾기도 어려운 전차로, 소햏은 아크릴거울을 적당히 잘라서 붙였소. 뚜껑에 딱 맞게 재단하면 뚜껑이 닫히지 않게 되므로, 위아래로 몇 밀리미터쯤 여유를 두어야 하오.

거울 옆에는 나노유심이 있는데, 이는 데이터쉐어링 서비스에 가입해둔 유심이오(물론 해외여행 등 선불유심을 사용할 때 본햏의 원래 유심을 보관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소). 혹여 들고다니던 폰을 분실하거나 했을 때, 놀고 있는 폰에 요걸 꽂으면 인터넷 사용에 지장이 없어 좋소. KT의 경우, 데이터쉐어링 서비스는 추가 유심 2개까지 무료이기는 하되, 온라인도 모바일도 대리점도 직영점도 아닌 KT플라자에 직접 방문해서만 신청할 수 있다오(공기계도 2개 들고 가야 하며, 등록 시간도 꽤나 오래 걸리오).

아래칸에는 다른 물건들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명함으로 막아두었소. 명함 역시 필요할 때 마침 안 갖고 있을 때가 있으니, 한 장쯤 챙겨두면 좋소.

내용물. 의외로 빈 공간이 많이 보이는구료.
내용물 전체

  1. 알루미늄포일: 접착테이프에 붙여서 전선 대용으로 쓸 수 있고, https://youtu.be/eLJJ1wOmqJU 이런 식으로 불을 붙일 수도 있소. 작은 물건을 감싸서 보호할 수도 있고, 쌀알 크기로 뭉쳐서 압봉으로 쓸 수도 있소. 얇아서 부피도 거의 차지하지 않으니 더욱 좋소.
  2. 머리끈: 물론 장발을 거추장스럽지 않게 정리하는 데 쓰는 것이오만, 다른 물건을 임시로 묶어두는 용도로도 쓸 수 있소.
  3. 고무줄: 역시 물건을 임시로 묶어두는 데 주로 쓰겠소만, 나무젓가락을 엮어서 집게같은 것을 만들 수도 있고, 미끄럼 방지 목적으로 물건 아래 깔아둘 수도 있소. 샛노란 고무줄은 곧잘 삭아버리거나 늘러붙기도 하므로 주의를 요하오.
  4. 실과 바늘: 다섯 가지 색깔 실에 바늘 두 개가 한 셋트로 된 싸구려 반짇고리요. 소햏은 호텔에 간혹 비치되어 있는 일회용 반짇고리를 잘 챙겨두곤 하오.
  5. 단추형 전지: CR2032 전지는 낱개로 포장되어 있어 보존이 편리하고, 메인보드나 소형 플래시나 이러저런 소형 전자기기에 들어가므로 긴급 교체용으로 챙겨두면 좋소. 게다가 전압이 3볼트이므로, 알루미늄포일을 이용해 불을 붙이는 데에도 충분하오. 더 얇은 CR2016도 고려할 수 있으나, 실제 포장 크기는 차이가 없으므로 CR2032가 더 낫소.
  6. 전선: 가는 전선 두 뼘쯤을 CR2032 포장에 감아두었소. 전자기기 수리뿐 아니라 끈 대용으로 물건을 묶어두는 데에도 쓸 수 있소.
  7. 멀티툴: Leatherman Keyring-Tool "STYLE CS" 모델이오(https://www.funshop.co.kr/goods/detail/30060). 손가락만한 작은 크기이지만, 가위(스프링 방식), 칼, 손톱줄, 드라이버, 핀셋, 병따개 등 6가지 기능이 들어 있어 유용하오. 더구나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무게도 가벼운 편이오. 다만 비행기를 탈 일이 있을 때에는 필히 빼 두거나, 부치는 짐에 넣어두어야 하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서울스카이)에서도 반입 금지 품목이라오.
  8. 클립: 사무실 용도뿐 아니라, 철사가 필요할 때 펴서 쓸 수도 있고, 지퍼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을 때 대용품으로 붙여둘 수도 있소. 유심핀 대용으로도 쓸 수 있소. 영화 '괴물'에서는 박해일이 위기를 탈출할 때 기발하게 써먹기도 했소. 부피가 작으니 두세 개 더 넣거나, 옷핀 한두 개를 대신 추가해도 좋겠구료.
  9. 유심핀: 대부분의 폰에서 유심 교체할 때에 필수요.
  10. 현금: 5만원권 한 장이면 어지간한 상황에서 어렵잖게 대응할 수 있소. 양햏들은 주로 20달러짜리를 넣어두는 모양이오.
  11. 점착 메모지: 명함 뒷면에 몇 장 붙여두었소. 메모할 때뿐 아니라, 작은 물건을 감싸서 보호하는 용도로 쓸 수도 있고, 불쏘시개로 쓸 수도 있소. 가족 전화번호 등 비상연락처를 적어둔 종이도 추가하는 게 좋겠소.
  12. 볼펜: 안테나 방식으로 접혀서 틴케이스에 쏙 들어가는 볼펜이오. 긴급시에는 필기감이 나빠도 관계 없으니, 부피를 더 줄이기 위해 볼펜심만 넣어두는 것도 좋소.
  13. 면봉: 보건위생 용도로도, 불쏘시개로도 쓸 수 있소.
  14. 정수제: 아쿠아탭스 2정. 살균소독제인 이염화이소시아뉼산나트륨이 주성분이오. 식수가 없을 때, 오염된 물 20리터에 요거 1정을 넣고 30분 지나 물빛이 투명해지면 식수로 쓸 수 있다고 하오(단, 화학적으로 오염된 물이 아닌 경우). 평상시에는 물 1리터에 1정을 넣어서 락스물 대용품으로 소독/세척 용도로도 쓸 수 있소.
  15. 알코올스왑: 상처 소독, 표면 세정 용도이지만, 불쏘시개로도 훌륭하오(불 붙이기 더럽게 어려운 파이어스틱을 쓸 때, 알코올스왑 하나만 있으면 초보자라도 간단히 불을 붙일 수 있소).
  16. 일회용 반창고: 표준 크기로 2장
  17. 거울
  18. 유심
  19. 접착테이프 2종

틴케이스 크기는 9.2cm × 6.9cm × 1.9cm. 멀티툴에 든 기능까지 풀어서 세면 총 28가지 물건이 들어 있는 셈이오.

대체로 만족스럽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