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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록

무바라크의 운명을 예견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은 미국의 조종을 받고 있는 셈이지. 무바라크는 미국의 손에 놀아나는 꼭두각시에 불과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피리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단다. 무바라크는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어. 미국의 용병 역할에 순응하든가, 아니면 자국의 극심한 기아에 따른 반란으로 축출당하든가 말이야.

- 장 지글러(유영미 옮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갈라파고스. 2007:p96.


장 지글러의 원서 초판이 나온 때는 2000년.
우리는 불과 두어 달 전에야 이집트에 이러저런 문제가 있는 걸 알게 됐지만, 알만한 사람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무바라크 정권의 운명을 예상했다는..

다음은 다른 인상적인 부분.


… 또 이웃 나라들이 그렇듯이, 부르키나파소도 부패한 관료들 밑에서 신음하고 있었어. 3만 8천명의 관료가 국가예산의 70퍼센트 이상을 자신들의 급여로 챙기고 있으니 더 말해 뭐하겠어. 그나마 매년 10월이면 바닥이 났어. 그래서 정부는 공무원 급여를 주기 위해 외국의 원조를 구걸해야 했단다.

- p140.


… UNDP는 국제사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개발지원금을 조정하기 위해 '유럽 원탁회의'를 제네바에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의 사회적 효용성을 점검하지 않는다. 가령 1998년 11월 원탁회의 후 제3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부패한 정권 중 하나인 차드의 데비 정권은 다시금 1억 2천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받았다. 데비 일당은 그 지원금으로 우선 남부의 반란세력을 진압하고는 스위스의 은행에 개인계좌를 개설했다.

- p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