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위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발췌해두려 하오. 쿠바의 여러가지 인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소.
32~33pp. … 경제발전 과정에서 흔히 있게 마련인 정치의 부패나 사회적인 불평등도 쿠바에서는 별로 볼 수 없었다. 카스트로 지도부는 소련과 동구권의 공산당 지도부와 비교해도 전혀 사사로움이 없는 청렴한 집단이다. 카스트로가 거주하는 곳은 매우 평범한 주택이며, 사치품이라 해봤자 대형 텔레비전 정도뿐이라고 한다. 수상으로 뽑힌 카를로스 라페 관방장관은 자전거로 통근하며, 로베르트 로바이나 전 외무부장관은 "장관으로서 일을 맡은 바에는 국민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서 이해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일요일에 식료품을 사는 매장에서도 국회의장이란 사람이 시민과 마찬가지로 물건을 사기 위해 함께 줄을 선다. 이처럼 지배 관료층이 존재하지 않으며 국민과 지도자들의 거리가 멀지 않으니 당과 지도부에 대한 원망이 생겨날 리 없다. …
135p. … 그런데 경제위기를 거치며 이 치료체제를 유지할 기초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의약품의 국내 생산량은 3분의 1 이하까지 떨어졌고, 수입했던 진단장치·수술기구·마취약·항생물질·염소 등 의료비품은 물론 비누·세제·화장지·기타 일상용품도 부족해졌다. 이제 최악의 위기 상황은 벗어났다고 해도 지금도 경제봉쇄가 계속되는 중이어서 힘든 상황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의료비는 여전히 무료인데다 유아 사망률도 매년 계속 떨어지는 등 기존의 복지·의료체제를 계속 견지하고 있다. 또한 백신 접종을 통해 전염병도 예방하고 있는데, 1993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아마비 바이러스 유행을 근절시킨 최초의 나라로 쿠바를 꼽았다. …
207p. … 어린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이다. 유엔은 '국제적인 인권합의'에 '교육의 권리'를 포함시키고, 1998년에 세계 각국에 무료 초등교육 제공을 요청했다. 이 '어린이 교육권리 조약'에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서명했다. 다만 두 나라만이 서명하지 않았는데, 소말리아와 미국이 그 나라들이다. …
253~254pp. … 혁명 전에는 의사가 거의 백인이었지만 지금은 출신계급과 인종에 따른 차별이 전혀 없으며, 남녀차별도 없다. 전체적으로는 48퍼센트, 가족 주치의 중에는 61퍼센트가 여의사다. 다른 나라에서는 의사가 되려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지만 쿠바에서는 무료로 의학교육을 받을 수 있다. 쿠바는 전문직의 최고 임금과 일반 노동자의 최저 임금의 격차가 25퍼센트에 그치는 평등사회를 구축했고, 게다가 무료 교육제도도 갖추었기 때문에 평균 이하의 수입을 얻는 가정의 청소년들도 충분히 의사가 될 수 있다.
다만 다른 나라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는데, 의학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력만이 아니라 지역의 커뮤니티 조직으로부터 "이 학생은 훌륭한 청년이다"라는 추천을 받아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257p. … 쿠바 사람들의 정치의식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16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한다. 재일쿠바 대사관의 미겔 바요나 씨에게서 쿠바의 독특한 선거 시스템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쿠바의 투표장에서 부정한 선거가 행해지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지역의 초등학생들입니다. 어린이들의 귀여운 눈동자 앞에서는 좀체 나쁜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더불어 어린이들에게는 사회 공부도 되고요." …
260~261pp. … 결과적으로 3백만 명의 민병이 조직되었고, 미국이 침공했을 때 어디에서든 곧바로 전투를 벌일 수 있도록 공장·농장·대학 등 전 국토에 걸쳐 무기를 배치했다. … 학교에 무기를 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인데, 이것은 카스트로 정권이 압도적 다수의 국민에게서 지지를 받는 평화로운 국가라는 자신감의 반증이기도 하다. 군사력으로 시민을 탄압하는 독재정권이나 정세가 불안정한 나라 같은 경우 학생과 시민에게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무기를 나눠준다면 내전과 쿠데타의 발발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
284~285pp. … 셔원 씨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인데요, 쿠바에서는 농업장관의 급료가 450페소이고, 의사의 급료도 그것보다 낮은데 농민은 8백 페소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어째서 농사일을 하는 아랫사람이 저렇게 많은 돈을 가져가는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적인 일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이 그런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밭에서 10시간, 12시간 일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에어컨도 없는 실내에서 일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한다면 얼마든지 돈은 지불하겠습니다'라고요. 나는 그것이 진정한 사회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수입을 제대로 얻지 못하면 안 됩니다. 덕분에 생산성도 전에는 평방미터당 10킬로그램이었던 것이 30킬로그램까지 신장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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