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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뭐라/한약잡설

음양탕 유감

금오 김홍경 선생이 '음양탕'을 유행시킨 뒤로,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이용하고 있다.
무려 다음과 같은 식으로 소개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다.


나도 평상시에 미지근한 물을 좋아하므로, 다른 내용에 뭐라고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동의보감에서는 생숙탕이라고도 하며 토사곽란 위장병의 명약으로 소개" 운운하는 내용에 태클을 걸고자 한다.

금오 선생이 동의보감을 안 봤을 리도 없는데, 왜 저런 인용이 나오는지 알 수 없다.
설마.. 혹시 안 읽어보셨을지도..ㄷㄷ

일단 동의보감에서 음양탕 내용을 찾아보자.

클릭하면 확대

동의보감 탕액편 수부(水部)에 생숙탕(生熟湯)이라는 이름으로 음양탕이 소개되어 있는데, 중요한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以炒塩投中 飮之一二升 吐出宿食惡毒之物 欲爲霍亂 吐盡便愈
볶은 소금을 넣어서 1~2리터 마시면 몸 속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던 안 좋은 것들을 토하게 된다. 곽란증이 있을 때 다 토하고 나면 편안해진다.

百沸湯半椀 新汲水半椀 合和名曰陰陽湯 卽生熟湯也
河水與井水合用 亦名陰陽湯

끓는물 반 사발과 새로 길어온 물 반 사발을 섞은 것을 음양탕이라고 하며, 곧 생숙탕이다.
강물과 우물물을 섞은 것 또한 음양탕이라고 한다.

어떤가?
분명 만병통치약스러운 내용은 아니다.
곽란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고는 하나, 말인즉슨 미지근한 물 잔뜩 마시고 토하라는 게 아닌가.
이밖에 동의보감에서 음양탕이 활용된 경우도 모두 먹은 것을 토하게 하는 데 쓰였을 뿐이다. (잡병편 토문, 내상문, 곽란문에 각각 1회씩 등장)

음양탕을 약수로 복용하던 말던 상관 없는데, 동의보감을 인용하려면 왜곡하지는 말라는 것이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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