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고향인 해남(전남)에 다녀왔소.
오랜만에 해남식 토종닭 요리를 먹었던 바, 소개하고자 하오.
해남이나 인근의 영암, 강진 등지에는 교외 한적한 곳에 토종닭 요리를 파는 '가든'이 많소.
이 동네에서는 '닭 먹으러 가자'는 말이 곧 교외 가든으로 가서 토종닭 요리를 먹자는 의미로 통하오.
요리 명칭은 따로 없고, 그저 '토종닭 45,000원' 식으로 적혀있을 따름이므로, 소햏은 '해남식 닭요리'라 칭하는 바이오.
닭 한마리에 4~5만원 정도 하는데, 성인 4인이 배부르게 먹고 집에서 키우는 개 한 마리까지 포식할 수 있는 양이 나오오.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볼작시면,
제0번, 밑상(스끼다시).
남도식답게 홍어회가 당연히 나오오.
아울러 전남 소주는 '잎새주'.
제1번, 닭회.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가히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는 '닭회'가 나오오.
갓 잡은 토종닭의 가슴살과 모래주머니를 썰어서 간단한 양념으로 버무린 것인데,
소햏도 어릴 적부터 곧잘 먹었다오.
일본 사람들도 닭사시미를 잘들 먹는다고 들었소.
제2번, 닭주물럭.
뼈 없이 살만 발라서 나오오.
타 지역의 닭갈비와 유사한 맛이오.
제3번, 구이.
다리와 날개는 따로 바짝 구워서 나왔소.
다른 집은 구이가 안 나오는데, 이집의 특색인듯 하오.
제4번, 백숙과 찐찰밥.
위에서 쓰고 남은 나머지 부위로 만든 백숙이 나오오.
구이를 주지 않는 다른 집에서는 다리와 날개가 붙어 있는 백숙이 되오만,
이집은 다리/날개를 따로 요리했으므로 백숙이 조금 허전하오.
대신에 찐찰밥이 넉넉하게 들어있는데 쫀득하니 맛있소.
제5번, 닭죽.
마지막으로, 위의 닭 삶은 물로 쑨 닭죽이 나오오.
옛날에는 녹두 위주였는데, 이집은 흑미를 많이 넣었구료.
백숙에서 살코기를 조금 발라 두었다가 죽에 섞어 먹으면 더욱 맛나오.
이상 해남식 닭요리였소.
요번에 간 집은 '신두리가든'이라는 곳이었소만, 다른 집들도 대동소이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