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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이판 여행기 3. 해안과 타포차포산

갖다 온 지 1년이 넘어서야 못다한 여행기를 마무리지으려 하오.
글재주가 부족함이 심히 아니꼬울 따름이오..

* * *

2004년 8월 10일.

오늘 오전엔 관광. 오후부터 심야까지 이어질 빡센 봉사활동이 두렵긴 하지만 어쨌든 대략 나이스라 생각하는 걸 보면 인간도 조삼모사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 하겠소.

사이판섬 북단에 있는 태평양 한국인 추념 평화탑
태평양전쟁시 이 동네서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위령탑 되겠소.
만도가 끌려가 활주로 닦던 섬이 여긴 아닐런지..

부근에 있는 '자살 절벽'
태평양전쟁말에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군이 여기서 대거 뛰어내렸다고 하오.

근처에 있는 '반자이 절벽'
사이판섬 북단의 해안 절벽으로, 자살 절벽과 더불어 수많은 일본군이 '대일본 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는 곳이오.
죽으려면 제들만 죽을 것이지, 온 식솔과 포로며 징집노동자도 모조리 빠뜨렸다 하오.

인근에 있는 '일본군 최후 사령부'
끝까지 격렬한 저항을 펼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소.
일본 극우세력들은 아직도 이 때를 못 잊고 있는 것 같소..

근지에 있는 Grotto Sanctuary
역시 사이판섬 북단에 있으며, 다이버들이 즐겨찾는 입수점이라 하오.

새섬
새들이 많아 새섬이라 불린다 하오.
으아악-! 하고 악을 써대면 여기저기서 어마어마한 수효의 새가 날아오르고 거북이들이 버럭버럭 기어나온다고 하는 유쾌한 뻥이 있소.

Grotto에서 입수하면 동굴같은 수중통로를 지나 여기로 나온다 하오.



8월 11일.

오늘도 오전은 관광.
어제는 섬 북단을 돌아다녔지만, 오늘은 중부 되겠소.

사이판섬 최고점인 타포차오산(490m) 위에 있는 예수상

타포차포산에선..
멀리 마나가하섬도 잘 보이고,

우석대 캠퍼스를 보는듯한 시가지도 아스라히 보이오.

지프를 타고 20분 남짓 정글을 헤치고 도달한 해안, 'Old Man by the Sea'.
큰바위얼굴이 있어서 저런 해괴한 이름이 붙었다 하오.
마음이 간악한 사람이 이 해안에 서 있으면 파도가 물밀듯이 올라와 그 사람을 덮쳐버린다는 슬픈 뻥이 있소.

제주도 검멀래 해안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소.
애초 관광을 목적으로 온 여행이 아니어서 섬 곳곳을 속속들이 살펴보지는 못했으나, 제주도에 비해서 월등히 낫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하였소.
말하자면 사이판은 관광지로서는 가격대성능비가 떨어진다 할 수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