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글 : 2010/12/31 - 인도네시아 출장기 1


2008년 12월 10일 아침, 보고르 식물원으로 향하였소.


요런 소형 승합차를 타고.
인도네시아는 다마스급의 소형 승합차가 몹시 많았소. 심지어 우리의 마을버스에 해당하는 대중교통수단이 이런 소형 승합차였소.



보고르 식물원은 1817년에 개장된 유서깊은 식물원 되겠소. 인도네시아에 1800년대초(우리로 치면 홍경래의 난 직후;)에 근대적인 식물원이 생겼다는 게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소만, 당시 자바 일대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소. 식민수탈의 아픔은 물론 잊지 말아야겠지만, 아열대-열대 식물학 연구에는 큰 도움이 되었으니 이 또한 의의는 있겠소.





이와 같이 거대한 나무들이 울울창창한 위용을 뽐내었소.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엔트 같은 느낌이랄까..



한켠에는 이와 같이 아열대-열대 식물의 종자를 전시한 곳이 있었소. 판매도 한다 하였으나 값도 물어보지 않았구료..



또 한켠에는 이와 같은 온실이 있었는데, 이 온실로 말할 것 같으면..



이와 같이 흠좀무한 내력이 있는 유서깊은 온실 되겠소..ㅎㄷㄷ
(* 저 명판에 언급된 모종의 꽃은 영어로 Dendrobium 중략 Flower 인 것으로 보아, 난초과 석곡속에 속하는 어떤 식물임이 분명하오.)


여차저차 관찰하였던 이런저런 식물들은 나중에 따로 올릴 예정이니 훗날을 기약하기로 하고..(도대체 언제?)



12시 20분, 점심 먹으러 고고싱. 식당은 식물원 내에 있는 Cafe de daunan 이었소.



바로 이 식당.



의자에 앉으니 비가 쏟아졌소. 열대지방이라 역시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왔소.



그리고 어디선가 슬그머니 나타난 고양이들. 비도 피할 겸 무전취식도 할 겸 찾아온 것으로 보였소.



콩 한 쪽도 나눠 먹쟈옹~
그리하여 고기 한 두 점 주었더니 더 달라며 징징대었소.
하지만 소햏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므로 단호히 외면.. 하려다 한 점 더 줘버렸소.ㅋ

식사 후 잠시 식물 관찰을 하고 나니 비가 그쳤소.
그리고 15시 50분 경 퇴장.
보고르 식물원은 개장 시간이 보통 09시부터 16시까지이며, 보통 15시면 문 닫고 퇴근하기 시작한다고 하오. 식물원 규모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짧은 개장 시간이오. 혹여 방문코자 하는 햏자들인 일정을 다소 일찌감치 잡는 것이 좋을 것이오.



보고르 식물원 일정 마무리. 일행은 이와 같이 쟁쟁한 어르신들이 주축을 이루었소.
(찍사 두 명이 동시에 찍었더니 모델들의 시선이 흩어지는구료..)
  1. 은령 2011.01.05 10:03 신고

    주축이 아니라 고야스햏 빼고 모두 어르신이로구려. 덕분에 귀햏의 존안을 뵈었소.

    65년이라 함은 북쪽이 아직 남녘을 이길 수 있으리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을 시기였겠구려.

  2. 인데스 2011.01.16 22:09 신고

    ㅋㅋ 은령햏 고야스햏은 연예인도 아니면서 사진엔 엥간하면 안나오려는 습성이 있소.. 오해가 커지면 사진에 나오신 저 분이 맘상하실라.. ;;

  3. Peterpan군 2011.01.25 14:57 신고

    주영승 교수님의 밝은 웃음이 너무 좋습니다.^^

    • - 관리자 - 2011.01.25 15:48 신고

      그렇슴다.
      소햏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도 저러한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오지 않지요ㅋ


때는 바야흐로 2008년 12월, 지금으로부터 무려 2년 전의 인도네시아 여행기록을 이제서야 올리는 바이오.
1백만년만에 책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일정에 관한 메모가 발굴되었기에 이렇게 여행을 되새겨보는 것이오.(소햏의 게으름과 뒤늦음을 향한 곤조는 가끔 스스로마저도 놀래킬 때가 있소;;)


2008년 12월 9일.
15시 20분, 이륙.
인천발 자카르타행 GA9963. 편명 코드는 가루다 인도네시아의 것이지만, 대한항공 연계편이라 실제로는 대한항공이었소. 값비싼 대한항공은 이 때 처음 타 보았구료.


기내 영화로 뭔가 뜬금 없는, "푸치니 오페라 명곡" 다큐멘터리를 틀어주길래 인상깊게 보고 내용은 다 잊었소. 그 뒤에 바빌론 어쩌구 하는 영화도 틀어주었는데, 역시 흥미롭게 보고 잊었소. 별 재미는 없었소.



16시 30분, 이쯤에서 적절한 기내식 등장. 쇠고기요리/비빔밥 중 택1이라 하였으나, 어디선가 쇠고기요리의 악명을 들었기에 당연히 비빔밥을 선택하였소. 각종 묵나물의 맛이 괜찮은 편이어서, 만족스러웠소.

놀라운 것은..



초임계추출의 위엄. 논문에서나 보던 '초임계'라는 말을 참기름 포장에서 보게 되다니..
역시 향을 보존하려면 초임계추출이 진리겠지만, 이걸 '초임계 귀한 맛'이라는 카피로 쓸 생각을..



악명의 쇠고기 요리는 바로 이것. 겉보기에는 별로 나쁘지 않을 것 같았소.


맥주며 와인도 준다기에 마다하지 않고 한 잔씩 하고 나니 다소 취흥이 오른 상태에서 후식이 등장하였소.



자그마한 아이스크림과 평소에 먹지도 않는 커피까지 달라고 해서 와구와구.
모름지기 비행기에서 준다는 건 다 받아내야 뽕을 뽑는 법이오.


17시 10분, 배는 부르고, 비행기는 오키나와 상공 항행중.

이후 틀어주는 영화를 봤다가, 상모 돌리며 잠을 자다가.. 하는 도중 문득 인기척(?)이 느껴져서 깨어보니,



21시, 오렌지주스와 함께 등장한 뭔가 야식. 무슨 물건인가.. 했더니,



이와 같이 생긴 피자빵 비스무리한 것이었소. 맛은 먹을만 하였소.

시차는 2시간 밖에 안 나지만(자카르타가 서울보다 2시간 늦음), 가는 데는 생각 외로 오래 걸리오.
23시가 다 되어서 착륙하였소. 7시간이 넘게 걸렸구료. 역시 남반구.

착륙은 했으나 'Visa on arrival'이 몹시 오래 걸렸소. 비자 수수료는 체류기간 7일 이하는 10$, 이상은 25$였소.



자정 무렵에야 빠져나온 자카르타공항. 정글스러운 벽지가 반겨주는구료.

현지시각으로 22시 30분, 호텔에 도착하였소. 호텔은 "Kartika Chandra"로, (잘 기억나진 않지만) 괜찮은 편이었던 것 같소.
주소 : Jalan Gatot Subroto, Jakarta 12060 Indonesia
전화 : 5251008, 5205000
팩스 : 5204238
웹사이트 : www.kartikachandra.com

조식후 08시 로비에 집합하여 출발하기로 하고 각자 방으로 ㄱㄱㅅ하였소.

인도네시아는 호텔에서도 씻는 물은 그다지 좋지 않아, 양치할 때는 생수를 쓰라고 하였소. 수돗물로 양치할 경우 입안이 텁텁해진다고 하오.
왼손으로 뒤를 닦는 풍습이 남아있어서인지, 변기 옆에 작은 샤워기가 달려 있는 점이 이색적이었소.

(다음 내용은 다음에.. 어쩌다 보니 기내식 사진뿐이구료ㅋㅋ)



  1. 인데스 2011.01.02 16:16 신고

    출장가서 기내식만 먹고 온게요? 빨리 다음편을 준비하시오~!

    • - 관리자 - 2011.01.02 22:27 신고

      곧 올리겠소이다~
      물론 '곧'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소햏도 알 수 없소만..

  2. 은령 2011.01.02 16:56 신고

    고야스햏 여행기 내용이라 함은 출국기 기내식과 귀국기 기내식이 9할 9푼 아니겠소.
    초임계 추출은 생소한 기술이오만, 요사이에는 참기름을 짜는 데에도 용매를 사용하여 녹여내는 것이오?

    옛날 대한항공 쇠고기 요리를 맛있게 먹었던 사람으로서 다른 것을 골랐어야 했나 하는 회한이 뒤늦게 몰려오는구려.

    • - 관리자 - 2011.01.02 22:32 신고

      인생사 맛난 거 먹을 수 있으면 9할 9푼의 행복은 충족된 것이 아니겠소.. 홀홀..
      초임계 추출은 액상의 용매가 아닌,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것이오. 기체 이산화탄소에 고압을 가하면 마치 강력한 유기용매 같은 성질을 나타내어 높은 추출효율을 얻을 수 있소.
      열을 가하지도, 용매를 넣지도, 기계적인 압착을 하지도 않으므로 참기름 짜는 데는 최적의 방법이라 하겠소.


갖고 다닐 오십음도가 왠지 필요해서 대략 검색해 보았으나, 웬일인지 잘 찾아지지가 않기에, 그냥 그려 보았소. (요샌 왜 이런 간단한 것들이 더 찾기 어려운지;)


대략 여권 크기이니, 일본 여행시 point it에 살포시 끼워서 다니면 대략 굶어죽을 일은 없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는 바이오.
  1. 은령 2011.01.05 10:04 신고

    급하면 포털 사이트의 일본어 사전을 찾아가면 표 형태로 제공된다오.
    소햏은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를 여적지 가지고 있소만은...

무척이나 더운 날씨로구료.
2월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올리며 피서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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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전쟁 때 활동했던 순양함 오로라호를 배경으로, 영욱형.
저 오로라호 선수에 있는 함포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기라 불리고 있소.
(공산혁명의 거사를 저 함포의 포성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라 하오.)
대저 군함이라는 것은 언제나 키덜트의 로망이니.. 저 100년된 증기선도 알흠답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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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내는 공산혁명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었소.
뭔가 솔로부대혁명을 찬양하는 포스터인 듯한 그림 앞의 저 인물은 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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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코린트삘 기둥이 일품인 성까잔 성당 한 귀퉁이를 배경으로, 동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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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삘이 물씬 풍기는 성이삭 성당을 배경으로, 동생군.
러시아 성당(사원)은 이처럼 헬레니즘부터 모스크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보는 재미가 쏠쏠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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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삭 성당을 마주하고 있는 니꼴라이 1세 기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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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따쥐.
제정러시아 시절의 겨울궁전을 비롯한 6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세계 3대 박물관이오.
소장품 한 점당 1분씩 보면 다 보는 데 5년 걸린다고 하오만, 우리는 시간이 없는 관계로 반나절만 보았소.
황제들 침소를 보노라면, '돈지랄이란 이런 것이다'는 생각이 절로 드오.
사진촬영용 티켓을 끊지 않은 터라 내부사진이 없는 점이 통탄할 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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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따쥐와 마주하고 있는 옛 참모본부.
군사시설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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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을 대략 마치고, 단체사진.
언제 또 와 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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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쪽으로 날아오는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여명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소.


이렇게 또 사진으로 대충 때워서 러시아 여행기는 마무리하오.
  1. R.Lewis 2007.07.25 16:37 신고

    역시 여름까지 기다려 시원함을 선사하는 당신의 쎈스 . 훌륭하오~~

  2. R.Lewis 2007.07.25 16:38 신고

    소망의 밤때나 오시오. 같이 밤을 불사르게 ㅋㅋ

  3. 2011.08.26 22:38

    비밀댓글입니다

무려 2006년 2월부터 간간히 쓰던 러시아 여행기를 아직까지도 끝맺지 못했다는 것을 방금에야 깨닫고, 급히 마무리코저 키보드를 두다리기 시작하였소. 더운 여름날에 사진으로나마 피서를..

(그러나저러나 2005년에 다녀온 중국 여행기는 언제 끝내련고..;;)

대저 게으름은 발명의 아버지로대, 또한 인류의 가장 큰 적이나니.. 쿨럭;

가물가물 기억도 잘 안 나는 바이니, 대략 사진으로 때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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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 야간열차로 8시간쯤 밤새 달려 도착한 상트페테르부르크(현지 발음으로는 대략 쌍삐찌르부엌;) 역.
러시아는 역 이름에 종착지명을 붙이므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이하 삐찌르라 함) 역이지만 '모스코프스키'라는 이름이 붙어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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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안 가봤지만;) 왠지 구라파스러운 느낌이 몹시 강한 삐찌르의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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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한국식당에서 새벽밥을 먹고.. 으슥한 분위기를 풍기는 동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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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네바강의 박명.
건너편의 실루엣은 대략 에르미따쥐 박물관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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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랄 등대 앞에서 혹한을 인상적으로 견디고 있는 동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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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 있는 표트르 대제 동상.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과장해 묘사한 여타의 기념물과는 달리,
살아생전의 모습과 가장 흡사하게 만들었다고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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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가운데에 있는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성당.
제정 러시아의 종묘라 할 수 있소.
  1. 제자 2007.06.27 22:13 신고

    ㅋㅋㅋㅋ정말 오래걸렸소- 그래도 이 여름에 이 시원한 사진을 보니 좋구료.

  2. 인데스 2007.06.29 09:50 신고

    잘 보았소.. 정말 시원하구려.. 아무쪼록 중국여행기 마무리도 종용해보오-

이 여행의 원래 목적은 '의료선교'였으니.. 오늘은 그간 미뤄왔던 의료봉사 장면을 쌔우도록 하겠소.












마지막 두 사진은, 의료진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비까와 개구쟁이 사샤 되겠소.
  1. Peterpan 2006.08.08 10:15 신고

    이번 수련회때 승환군과 본좌가 같은 조였쏘^^ 얼마나 반갑던지.ㅋ 만난지 10분도 안되서 즐겁게 지내버렸쏘옹.ㅋ 이 사진 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건 영욱이 형의 환한 웃음이라오. 오호. 내 웃음도 저렇게 밝아야 할텐데;; 아쉽게도 사진 중에 고야쌤이 안보여서;;

    • 고야스 2006.08.10 21:09 신고

      역시 장집사는 유쾌하고 좋쇠다.

      소햏 사진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오심구토를 유발케 할 가능성이 지대 농후하므로, 삼가고 또 삼가는 것이 인류공영과 후생복리에 합당한 처사라 사료되오..;;

  2. 2007.01.18 00:31 신고

    무슨 일을 하시는 분 이신가 했더니 의사셨군요. 손재주가 참 좋은신 분인듯 합니다.
    인연이 있다면 환자로서 만날수도,,,있겠군요~

잠시나마 국제미아가 될 뻔한 기억을 아련히 뒤로 한 채, 붉은광장을 떠나 승리광장으로 향했소.

승리광장 근처 개선문(?)을 배경으로, 동생군


승리라는 이름이 붙은 광장은 세계 여러 도시에 있소만, '광장'이라는 개념에서는 모스크바의 승리광장이 가장 '광장'답지 않을까 하오.
여의도광장이나 천안문광장보다 넓다고 하는데(안타깝게도 소햏은 두 군데 다 못 가봤소..;;), 광장입구에서 맞은편의 박물관까지 10분 이상 걷는 동안 커다란 구조물 하나 없이 탁 트인 광장이었소.
'40년대 독소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념하여 지었다 하오.


멀찌감치 기념탑과 기념관이 보이오.

(미놀타 하이엔드 디카의 장점 중 하나가 CCD가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흔들림을 방지해 주는 안티쉐이크 기능인데, 이 기능을 장시가 켜 두면 이처럼 CCD 수평이 안 맞아버리는 불상사가 생기곤 하오. 어쩌면 소햏의 안구가 정상궤도를 벗어나 있었을지도 모르오만..)


광장 끝에 있는 기념탑

높이가 얼마인지는 미처 재 보지 않았소..;

원래는 모스크바국립대학교(МГУ, '엠게우')도 살짝 구경할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빠듯하여 그냥 먼 발치에서 스윽 지나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소.


지나가는 차창 밖의, МГУ 본부

대학건물이 저리 멋들어진 것은, 역시 러시아도 유럽이라는 증거가 아니리오..

시간에 쫓겨 МГУ를 포기해야 했던 까닭은, 서커스를 보기 위해서였소.


때 맞춰 도착한 서커스장. 역시 CCD 삐꾸현상이 나타났소.

까마득한 미취학아동 시절의 추억이 서린 '동춘 서커스단' 말고는 그럴듯한 서커스를 본 일이 없는 터라, 이제 러시아의 미남미녀들이 펼치는 정통 서커스를 보게 되니, 총각교생 만난 여고생마냥 가슴이 설레였소.


중간 쉬는시간의 무대 교체

곰도 오가고, 말도 뛰어다니며, 코끼리도 거닐곤 하는 저 무대가 '착탈식'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소.
이 순간에도 저 무대의 하중을 지지해줄 구조물이 어떤 형태일까 고민해 보는 것은, 정녕 남성의 특징이리오..


ⓒ동생군



서커스가 끝나고. 뒤에 МГУ가 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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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학술연구 목적의 여행이었는지라, '관광'과는 상당한 괴리를 유지하는 일정이 계속되어왔소만, 다행스럽게 시간 여유가 생겨서, 청해호 구경을 하게 되었소.

중국정부의 '서북대개발' 사업 덕분에 도로 여건이 무척 좋소.


이곳은 기후가 서늘하여, 7월에 만발한 유채꽃을 볼 수 있소.


이 동네의 주요 '경제작물'인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든 풍광을 즐기고 있노라니 어느덧 일월산에 도착하였소. 예까지 오는 데는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지만, '→거얼무 700㎞' 등 흠칫거리게 하는 이정표도 종종 볼 수 있었소.

일월산에는 당나라 때의 전설이 서려 있다고 하는데, 그 뎐설이 궁금하면 여기에서 읽어보시구료.

양떼.


농경보다는 목축이 중시되는 동네 되겠소.


청해성의 서쪽에는 위구르와 티벳이 붙어 있소. 청해 역시 중국보다는 위구르나 티벳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소. 자연환경 탓도 있겠지만, 농경민족과 목축민족의 차이가 나타난다고나.. 뭐 그렇소.

축산자원이면서 동시에 관광자원으로도 한몫하는 야크


어느새 현지인과 동화되어버린 인데스



시간이 많지 않아 겨우 몇 분간 노닐었을 뿐이지만, 언젠간 꼭 다시 와서 맘껏 뒹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소.
무척 상투적인 표현으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한 시간쯤 달려 드디어 청해호에 도달하였소.

넓이가 서울의 7.5배에 달하며, 파양호나 동정호보다도 큰 중국 최대의 호수.
청해(靑海)라는 성명(省名)도 이 호수의 이름에서 왔음이니, 해발 3천미터에서 '바다'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묘한 기분을 선사하였소(염도가 높기는 하나, 바닷물은 아니므로 엄밀한 의미에서의 바다는 아니오만..).




주교수님, 구름을 이고 한 컷.

  1. 인데스 2006.06.23 16:00 신고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는 구료.. 잊지 못할 청해성이었소~

    내가 동화되었다기 보다는 그쪽 현지인들에게 당한것이라고 보는 편이 낫지 않겠소? ㅋ

    고야스~ 올해도 즐거운 추억 만들고 오시오^^;(솔직히 무쟈게 부럽소;;)

    • 고야스 2006.06.24 03:33 신고

      후훗..
      귀햏 몫까지 즐기고(?) 오겠소~

      언젠간 80일간의 세계일주 한 번 하쇠다.

중국에 다녀온지 어느덧 10개월이 되었소만, 이 여행기는 언제 마칠지 모르겠구료..;; 게으름을 한두 번 한하리오.

서녕에서의 이튿날.
이날은 상당한 장거리버스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일찍 챙겨먹고 나섰소. 매일 아침을 장식해 주는 호텔 뷔페식 조찬은 맛을 떠나서 '왠지 호강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소.


중국은 신호등에 저와 같이 신호변경까지 남은 시간을 초단위로 표시한 곳이 많았소. 우리도 저걸 도입하면 급한 성질 죽이는 데 한 몫 할 듯 하오.


첫 방문지는 모 중약유한공사의 시험재배기지였소.
청명한 햇살과 덥지 않은 공기에 화사한 유채꽃. 겨울에 춥지만 않다면 참 살 만한 동네이지 싶었소.
이곳의 핵심 품목은 대황이었는데, 앞으로 본초 관련 사진은 '사진-본초'카테고리에 따로 올리리다.


농장 일꾼을 방불케 하는 김홍준 샘과 인데스 햏.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 일행 중 소햏만 총각이었고, 죄다 유부남들이었구료..;


마황을 보기 위해 달려 온 황량한 외곽지역.
변두리 낡은 공장도 이처럼 운치가 있었소.


방금 캐낸 '7년 묵은 대황'을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누지르는 일행들.
멀뚱히 서 있기만 하는 이들은 모두 여행사 관계자들이었소.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인근의 여러 시험재배지들을 답사하며 시간을 보냈고, 이후 시간이 다소 남아 '청해호' 관광을 하기로 하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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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쨋날에는 의료봉사활동이 있었소.

그러므로 패스..;;

넷쨋날은 모스크바 시내 탐방을 하였소(관광 분위기! 얼쑤~).

시작은 역시, 모스크바 하면 붉은 광장.


러시아의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인 상크트바실리 대성당 되겠소. 참으로 원색적(!)이고 비비드한 색감을 자랑하는 다마네기(;)의 향연. 러시아의 성당 건축은 고딕양식부터 그로테스크한 모스크양식까지 다양하였소.


즐거운 한 때(?)를 연출하고 있는 장집사와 소명군.

흥에 겨워 한참 셔터를 눌러댄 뒤, 레닌 영묘를 구경하였소.
수많은 러시아 지도자들의 묘소 중심에 마련된 영묘에는 살아생전 모습 그대로 레닌이 누워있었소. 비록 진입시 금속탐지기를 거치고 카메라등속은 따로 맡겨두어야 했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던 공산독재자의 묘소였지만, 그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레닌의 시체(!)를 보고 있노라니 소햏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이 들었소.
(어쨌든 사진은 없소.)


국립백화점(굼ГУМ). 백화점마저도 이렇게 고풍스럽게 꾸며 주는 정도의 센스 되겠소. 물건값이 비싼 편이지만, 즐거운 눈요깃거리로 손색이 없다 하겠소. 난방도 빵빵하니, 이 아니 좋을꼬.


역시 즐거운 한 때(?)를 연출하고 있는 닭들.


굼백화점 내부. 수직으로는 몇 층 되지 않으나, 수평으로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였소. 실내도 깔끔하고 고풍스러워, 백화점이라기보다는 명품관스러웠소(실제로 갖가지 명품점으로 빼곡히 차 있었소).


붉은광장 한쪽에 있는 이름모를 정교회성당. 원래 정교회성당 내부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으나, 소햏 알 수 없는 반항지심이 발동하야 기어이 몇 컷 도촬하였소(물론 플래시는 꺼 주는 정도의 센스!).

헌데, 하지 말란 짓을 하였음인가..

성당에서 나와 보니, 일행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소.
그야말로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는 시츄에이션.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혹한의 땅에서 미아가 된 기분을 잠시 맛본 뒤, 본능적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진을 찍으며 태연히 거리를 거니는 '많이 와 본' 관광달인 흉내를 내는 스스로를 보면서, 혹여 전생에 간첩이 아니었던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소.

다행히 오래지 않아 일행과 합류할 수 있었지만, 나름대로 가슴 철렁했던 좋은 경험이 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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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을 뒤로 하고 다다른 곳은 청해성 서녕이었소.

청해성은 세계지도를 펼치면 대략 짙은 갈색으로 칠해진, 무협소설에서 곤륜파의 본거지로 묘사되는, '실크로드를 따라서'류의 다큐멘터리물에서 출발지로 곧잘 등장하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접해본 동네 되겠소.

또한 고대에는 이른바 '서융西戎'의 땅이었고, 한나라 때에는 '강족羌族'의 땅이었으며, 지금도 신강과 서장 두 자치구와 연접해 있어 '중국 같지 않은 중국'의 삘이 잔뜩 묻어나는 곳이오.

청해성 특유의 다소 황량한 느낌


외국이래봐야 겨우 세 나라 가 보았을 뿐이지만,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고르라면 청해성을 으뜸으로 꼽으리오. 기회 되는 햏자들은 꼭 가 보기를 바라오.
특히 유채꽃 만발하는 여름이 가장 적합한 시절이라 생각되오.
(청해성은 서늘한 고원지대이므로 여름의 쾌적함이 참으로 좋소.)

서녕공항 활주로


새 공항을 짓고 있는 터라, '중소도시 시외버스 터미널'스러운 조립식 건물을 임시공항으로 이용하고 있었소.
하지만 허름한 공항 건물도 그 '탁 트인 황량함'의 멋진 풍광을 해치지는 않았소.

해발 3천미터


청해성은 서고동저(;)의 지세를 갖고 있소.
서녘으로 곤륜산맥의 광활한 산세가 펼쳐지는 바, 그나마 낮은 축에 속하는 서녕마저도 보통 해발 3천미터를 넘나드는 고원지대 되겠소.
'동네 뒷산도 3500미터'인 곳이어서인지, 공기가 참으로 청명하고 하늘 빛깔도 곱디 고왔소.

인데스를 비롯해 여러 동햏들이 코피를 쏟거나 봄처녀마냥 가슴이 벌렁거리는 등 고산증세를 보이기도 하였소만, 소햏은 고산족의 피라도 흐르는지 그저 기분만 좋을 뿐이었소.


적당히 낡아서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건물들도 마음에 들었소.
슬슬 꺾어지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화려한 것보다는 이렇게 빛바랜듯한 분위기가 좋이 느껴지오.

거리의 다이


식당 가는 거리에서는 노천 당구장이라는 특이한 광경도 볼 수 있었소.
역시 언제 어디서나 수련에 전념하는 고수들의 진지한 눈빛이 빛나오.



저녁 먹고 시간이 좀 남았기로, 인근 야시장을 둘러보았소.
곳곳에서 맹렬히 넘실거리는 불꽃을 토해내는 화덕과 지글거리는 양고기 꼬치의 비릿한 냄새, 조금 수상쩍은 맥주와 여지.

'학술'이라는 여행의 목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남들 하는'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참으로 좋았소.
  1. 인데스 2006.03.22 15:59 신고

    서녕.. 잊을 수 없는 곳이오.. 다시금 간다면 청해호 싸이클대회를 참석하고 싶소.

    그리고 렌트카로 그 넓디 넓은 유채꽃 밭을 돌아다니며, 해발 3000m의 계곡에 발이라도 담고 싶소^^

모스크바 지하철 노선도


모스크바 지하철은 1930년대에 처음 만들어졌다 하오.
지하철 역수는 서울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지만,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고 '빠른(지나치게;)' 운행을 자랑하오.

매표소. 어느 역인지는 통~ 모르겠소.


상당히 붐볐소. 이래서 '러시아워'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소(Rush Hour임을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니니 태클은 사양이오).

직접 표를 사 보진 않았지만, 이 동네는 모든 구간이 같은 요금이므로 표 구입에 애로사항이 꽃피지는 않으리라 보오.
개찰구는 우리와 같이 표와 카드 모두 쓸 수 있는 구조인데, 특이한 것은 표를 집어넣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표가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표를 넣으면 즉각 표가 다시 튀어나오면서 녹색불이 들어오고, 그 때 개찰구를 통과하는 방식이란 점이었소.

역 곳곳에 있는 응급알림판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무언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단추를 지긋이 눌러주면 누군가 나타나서 도움을 주는 모종의 호출기인 것 같소.
잠시 장난지심이 동하기도 하였으나, 눈을 '부라리며' 나타날 직원 아줌마가 두려워 참았소.
(SOS는 영문으로, INFO는 러시아문자로 표기한 점이 이채롭소.)

공포의 에스컬레이터


모스크바 지하철은 전쟁통에 대피소로도 쓰기 위해서 다소(;) 깊이 파 놓았소.
그리하야,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는 대략 150미터 남짓 내려가오. 그것도 경로사상 찬란하게 꽃피는 우리나라처럼 느긋하게 찬찬히 움직이는 게 아니라 롯헤훨흐 후룸라이드마냥 머리카락 휘날릴 것 같은 속도로 달리오. 그런데도 왼쪽 줄로는 뛰어서 내려가는 러시안들을 보노라면 그 담대함은 둘째치고 참으로 성질 급함을 느낄 수 있었소.

플랫폼에서, 동생군


플랫폼의 인테리어는 참으로 멋지오. 조명 따위는 샹들리에로 해주는 정도의 센스!
고풍스런 부조나 모자이크 등으로 각 역마다 다양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더구료.

꽉 들어찬 객차, 다소 힘겨워하는 권형


에스컬레이터가 후룸라이드라면 지하철 열차는 독수리요새쯤 되오.
열차가 떠난 지 대략 2분이면 다음 열차가 들어오는데, 급출발 급정거는 기본이요, 열차가 출발하면서 문이 닫히고, 다 멈추기 전에 문이 열리는 등,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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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terpan 2006.03.08 19:12 신고

    권형은 정말 힘들다기보다는 꽤 즐기는듯한 눈빛이오;;

    • 고야스 2006.03.08 22:33 신고

      몸은 힘들되, 마음만은 어찌 즐겁지 아니하였으리오~

  2. 인데스 2006.03.08 21:11 신고

    동생군이 들고있는 카메라 기종은.. 설마 c4000zoom?? 좀 작아보이긴 하오만..

    • 고야스 2006.03.08 22:32 신고

      소햏이 예전에 눈물을 머금고 질러주었던 캐논 G6 되겠소. 그럭저럭 괜찮은 기계라 사료되오.

  3. 2007.01.18 01:42 신고

    재밌으셨겠다

선교기간동안 머문 곳은 이상길 선교사님이 세운 모스크바 레포르마신학교 영성원이었소.
온수를 쓰는 데 있어서 다소간의 애로사항이 꽃피기도 하였으나, 펜션 같은 느낌의 따뜻한 숙소로 만점이었소.

레포르마신학교 영성원



여행목적이 선교이니만큼, 매일 아침은 예배와 경건의 시간으로 시작하였소.

경건의 시간 기도중인 지체들
오른편에 보이는 쿠션과 담요는 누군가 아에로플로트에서 슬그머니 가져온 것..;;



러시아는 관광목적으로 방문중인 외국인이라도 관청에 거주지등록을 해야만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소. 그래서 첫날은 거주지등록하는 동안 기다릴겸 여독도 풀겸 짐정리도 할겸 휴식을 취하다가 점심 먹고 가까운 곳으로 첫 나들이를 하였소.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중, 동생군


모스크바 시외버스



버스로 30분 가량 달리고 10분쯤 걸어서 도착한 곳은 모스크바 교외의 '세르게이 파사드 수도원'.
화려한 지붕이 인상적인 러시아정교회 사원이오.

세르게이 파사드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으나, 외국인임을 눈치챈 직원이 상당한 금액의 입장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입장은 포기하고 외관만 구경하고 왔소.
어차피 안에서는 사진도 못 찍게 한다 하였소.

입구에서, 동생군


입구에서, 단체로



러시아정교회는 성상화를 중시하는 특성이 있어 성당 외관도 각종 성상화로 장식하는 경향이 있소.

벽면의 성상화




우리나라 유명한 산사(山寺) 부근에 즐비하게 있는 것이 여기에도 있었으니, 바로 기념품 좌판 되겠소.

그나마 겨울이라 몇 집 안되오.


소햏을 놀라게 했던 해리포터 마뜨료쉬까



이 광장에서 털모자와 뱃지 등을 팔며 "안 비싸요, 십불! 십불!"을 외치던 러시안 청년이 생각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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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데스 2006.02.24 13:55 신고

    오~ 보기만해도 추위가 느껴지오.. 모두들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찍은 단체사진이 인상적이오.

    • 고야스 2006.02.25 13:36 신고

      겨울이야말로 러시아여행의 로망시즌이 아닐까 하오..;
      언젠가 한 번쯤은 대륙적 호연지기를 가슴 가득히 품고 시베리아 횡단열찻길을 따라 도보여행을 해 봄이 어떠리오?

버스는 한 시간 남짓 달려 모처의 공장에 도착하였소.

섬서 기흥 중약음편유한공사


한약재를 고르고 씻고 자르고 지지고 볶고 불리고 찌는 등의 과정을 거쳐 규격대로 포장하는 일을 하는 공장 되겠소.
방문자에겐 신발에 비닐캡을 씌우게 하는 등 상당부분 위생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소.
내부에서는 안타깝게도 캠코더만 들고 있었던 관계로 사진은 대략 생략하오(동영상에서 정지화상을 캡쳐하는 것이 어렵지는 아니하나, 귀찮으므로 그냥 넘어가오).

처음으로 단체사진.
소햏이 어디 있는지 알면 용하오.



한 시간 가량의 견학을 마치고 다시 한 시간 가량 버스를 달려 서안 약재시장으로 향하였소.

도중에 목격한, 소햏으로써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난자(難字)



서안 약재 도매시장


'어마어마'의 수식어를 붙이기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규모있는 약재시장이었소. 여기에서도 주로 캠코더를 붙잡고 있었던 터라 전경 사진 하나 찍지 못했구료. 소상한 것은 소햏이 강의시간에 틀어주는 동영상에 잘 나오오.

우리나라의 것과는 약간 다른 주판.
소햏은 주판으로 계산하는 걸 보면 너무나 신기하오.



느긋하게 앉아 수련중인, '쿵푸허슬 집주인 아줌마' 풍의 여고수.


무공비급인듯한 책을 방금 완독하고 구결을 암송하는 중인듯한 소년고수.


비발(批發)은 도매를 말하오.
하수오 같은 건 3톤씩 취급해주는 정도의 대륙적 기상 되겠소.


시장바닥에서 본 검은고양이 한 쌍.
아직 발톱도 제대로 감추지 못하는 귀여운 새끼구료.
(뭔가 기분나쁜 어투가 되어버렸소..;;)



역시 한 시간 가량 구경을 한 뒤 인근의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향하였소.

중국여행 이틀째에 먹어버리게 된 삼겹살.



서안 국제공항.
어느덧 중국인의 풍모를 보이기 시작하는 인데스.

  1. 인데스 2006.02.24 14:04 신고

    마지막 사진이 역시 멋쥐오~~!!
    중국여행기와 러시아여행기를 번갈아 쓰다니 고 기억력은 역시 대단하외이다...

    • 고야스 2006.02.25 13:33 신고

      소햏 역시도 마지막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서 계신 모 교수님의 카메라가 멋지다고 생각하오..;;

  2. † Discip£e 2006.09.21 15:18 신고

    역시나인데스 사진은 정말 재밌소 ㅋㅋㅋㅋ

소햏 2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러시아로 마실 다녀왔음을 만방에 알리는 바요.

지지난해의 사이판에 이은 두번째 선교여행 되겠소.

아직 지난해에 다녀온 중국 여행기도 다 쓰지 못했는데 러시아 여행기를 쓰려니 벌써부터 손발이 저리는 것이 마치 두어 달포 밀린 빨랫거리를 보는듯 하고 온몸이 찌뿌둥한 것이 두엄무더기 같은 설거짓거리를 마주하는듯 하여 가슴 깊은 데서부터 한숨이 새어나오는 바이나, 어차피 지난 사이판 여행기도 해를 넘겨 마무리지은 적이 있으니 이참에도 뚜벅뚜벅 천천히 글쇠를 토닥이도록 하겠소(되도록이면 우리말로만 적으려고 하니 썩 답답하구료).

대저 러시아라는 나라는 참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이니, 가까이 연해주는 북녘땅에 붙어 있으매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데는 배 타고도 갈 수 있고, 멀리 유러피안 러시아는 비행기로도 여남은 시간을 가야 하오.

소햏 다녀온 곳은 모스크바였소.

무릇 뼈시리는 추위를 뽐내는 부락이니만큼 여름나절에 나들이가는 것이 대세이나, 여차저차하다보니 "모스크바 동사자 속출!" 운운하는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는 하 수상한 시국에 다녀오게 되었소.

문득 지난 설에 있었던 큰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대화가 떠오르오.

큰 : 아ㅂ지, 고야 러시아 간다ㄱ하요.
할 : 이ㅇ? 어디 간다고?
큰 : 쏘련이요, 쏘련.
할 : 이ㅇ, 쏘려언~. 많이 춥드냐?
큰 : 아니, 인제 간다고요~.
할 : 이ㅇ, 많이 추울껏이다.

(전남 사투리는 발음표기가 어렵소.)




이런저런 머릿말은 그만하고 바로 출발하오.

대한항공 직항편도 있으나 비싼 관계로, 러시아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하였소.



10시간의 비행 시간은 대략 먹고 자고 먹고 자는 것의 연속이었으므로 과감히 생략하고 바로 도착이오.

모스크바(현지 발음으로는 마스끄바) 국제공항인 셰례몌쪠보 2터미널 되겠소.

공항 밖으로 나오니 마치 냉동고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었소. 첫 느낌이 생각처럼 춥진 않았지만, 계속 서 있으면 뭔가 고통스러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정도의 추위였소.

내복을 위시로 한 밀착수비대에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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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

섬서성의 성도로, 중국 국토의 배꼽이라 할 수 있으며,
서유기의 현장삼장이 천축으로 떠나기 전에 활동했던 곳이자..
온라인게임 '묵향'에서 캐릭터를 반겨주는 첫 도시..-_-;

허나..
수천년을 이어온 古都의 향기를 느낄 새도 없이, 온 종일 다종다양한 운송수단을 번갈아가며 이리저리 움직였던 통에 그냥 잘 잤소.

숙소는 기대 이상으로 럭셔리하였으니..

두둥..

서안에서의 하룻밤을 책임져 준 당화빈관(Xi'an Garden Hotel).



긴축재정을 고집하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이런 호강도 가능하였으리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서울 힐트트튼 호텔보다 나아보였소.

사이판에서도 그렇고, 소햏은 숙소 복이 있나 보오.


안뜰에 요런 '가-든'이 있어서 가든 호텔이라 이름하오.



홀로 호텔의 아침을 즐기는 어느 내가고수.



아침을 잽싸게 먹고 잠깐 짬을 내어 마실을 나왔소.

古都답게, 도심의 공원도 이 정도로 꾸며주는 센스!
(모델은 인데스)



시장통으로 사료되는 인근의 골목. 이른 아침인데도 와글와글.
'외부 차량 진입 금지'라는 걸 보면 차 없는 거리인 셈인고..?



* * *

10여 분의 짧은 마실을 아쉬워하며, 이어질 일정사수(!)를 위해 다시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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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기 이를 데 없는 소햏.

다녀온지 반년이 지나서야 여행기랍시고 두드리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소.

요번 편은 귀찮으므로 가비압게 사진만 쌔우오.

* * *

여차저차하여 당도한 상주 황금기지.

여기서 황금이란 'gold'가 아니라 한약재 '黃芩'을 말하오.

요게 바로 황금.



'황금'기지라고는 하지만, 황금만 있는 건 아니고..

백출도 있고..



지모도 있고..



백지도 있고..



시호도 있고.. (이건 협엽시호)



감초도 있고..



단삼도 있고..



이밖에 홍화, 길경, 지황, 판람근, 반하 등등 이래저래 여러 가지 본초를 시험재배하고 있었소.

한두 시간쯤 살펴보고 숙소로 향하였소. 서너 시간쯤 달려온 것 치고는 다소 허무한 감이 없지 않긴 하오.
  1. † Discip£e 2006.09.21 15:14 신고

    저렇게들 생겼구료-_-;;;

때는 바야흐로 2005년 7월.

어지간해서는 먹을 것이 떨어져도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아니하는 소햏.
여차저차 한의대와 약대 교수 및 대학원생, 식약청과 한국한의학연구원 관계자, 개원 한의사, 한약업사 등 본초(또는 생약)를 사랑하는 인사들 30여 명으로 구성된 '해외 본초자원 답사'에 동참하여 서해 건너 황사의 대륙을 밟아볼 수 있게 되었소.

황사의 대륙.
목적지는 섬서성, 청해성, 사천성.


6월.

소햏같은 군미필자는 국외여행을 하는 데 여러모로 준비할 것이 많소.
그 중 가장 까다로운 게 '국외여행허가서' 되겠소.
어렵사리 귀국보증인을 확보하여 보증인들의 인감증명서와 재산세과세증명서를 준비하였소.

헌데..

2005년 7월 1일부터 국외여행허가시 귀국보증제도 폐지!

잘 된 일이긴 하오만, 미리 알지 못하였던 것이 아니꼬울 따름이오.

* * *

7월 11일 새벽.

신발을 신고 삼례역으로 이동 -> 무궁화호를 타고 전주역으로 이동 -> 택시를 타고 전주코아호텔로 이동 ->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

비행기 타기 전에 다종의 육상교통을 섭렵해주는 센스 되겠소.

* * *

출발.

10시 30분발 아히하나.
좌석은 적절하게도 한 가운데(경치 따위 보이지 않소).
허나, 어차피 피로에 지친 몸. 한소끔 자다가 주는 밥 먹고 또 자다 보니 서안 도착.

도착하자마자 일단 밥부터 먹고 시작하오.

중국에서 먹는 첫 음식이자 중국에서 찍은 첫 사진.
저 이름모를 무슨 볶음을 필두로 이러저러한 음식들이 회전식탁을 종횡무진하였소.

맛은 대략 나쁘지 않았으나, 이는 사전에 여행사측에서 손을 써 향신료 같은 걸 빼고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오.
아무 거나 대략 잘 먹는 소햏이지만, 오리지날 중국음식은 왠지 못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소.

* * *

버스에 승차.

버스는 어디론가 붕붕 달려가오.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지나, 위험해 보이는 사암절벽 사이를 누비며, 조명 없는 터널을 지나, 황량한 바위 계곡을 뒤로 한 채 달려가오.
두 시간쯤 달리다, 어느 언덕배기에서 버스는 그만 주저앉고 마오. 엔진룸에서 거뭇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대략 낭패스런 상황.

고수의 나라, 중국.
이럴 땐 고수의 손길이 필요한 법. 나무토막 하나와 스패너 하나를 양손에 나눠쥐고 고장난 버스로 다가오는 내가고수풍의 정비사.

"그까이꺼 대충 엔진 들어내고 황소 몇 마리 앞에 매면 되지 뭐.."
라는 눈빛을 보내는 듯한, 손가락 살짝 튕겨서 버스를 뒤집어 버릴 것 같은, 늠름한 자태의 소년고수.

이 틈을 타 '이국적인 정취' 속의 포즈를 취하는 인데스.


역시 고수의 손길에 버스는 곧 활력을 되찾고, 다시 붕붕 달리오.
한 시간 반 정도 달리자, 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랐소.

서안 천화 상주 황금 기지.
2004년 8월 12일.

어느덧 사이판에서의 마지막 하루.

오전엔 봉사활동..;

오후엔..

햇볕은 쨍쨍

저어기 마나가하섬이 바라다보이는 이 해안은 가늘디가는 우윳빛 모래가 펼쳐져 있어 '마이크로 비치'라 이름붙었다 하오.
필히 맨발로 거닐어보아야 그 정취를 만끽할 수 있소.
(저 인물은 마노스.)

달력에서 많이 본 듯한 야자나무도 떡하니 서 있어 운치를 더하오.

고양이만큼이나 물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소햏의 품성상, 여기서도 발만 살짝 담그고 오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소..
언젠간 기필코 물을 정복하리..

사이판에서의 마지막 식사.
쌀밥에 김치, 갈비에다 딤섬과 페스츄리, 멜론을 곁들이는 센스;;

사이판에서 먹었던 멜론의 맛은 잊지 못할 것이오.
그야말로 '메로나' 본연의 그 맛!
바닷가재가 '크래미' 맛인 것과 같이, 진짜 멜론은 '메로나' 맛이었던 것이오!

야시장.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천천히 걸어서 32초 가량 걸리는 대단한 규모의 야시장이지만, 어쨌든 '이국적인 정취'로 만족하오.
저 녹색 옷을 입은 일당은 바로 우리 일행이었소.

사이판 전통(?)음식을 파는 집
무슨 찰떡 같은 걸 무언가에 넣어 구워 먹는 건데.. 맛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는구료..;

오각별 모양의 'star fruit'라는 과일이오. 맛은 자두와 비슷하오.
(저 배의 주인은 인□□ ;;;)

여기에도 법륜공의 마수가..;;

시장 입구엔 무대시설도 돼있어, 이렇게 현란한 폴리네시아 전통 훌라도 구경할 수 있었소.
(사이판은 폴리네시아가 아니고 미크로네시아..;)

인간이 허리를 저리도 빨리 흔들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 무대였소.

* * *

이리하여..
설레고 두렵고 재밌고 힘들고 유쾌했던 소햏의 첫 해외여행은 대략 마무리되었소.
갖다 온 지 1년이 넘어서야 못다한 여행기를 마무리지으려 하오.
글재주가 부족함이 심히 아니꼬울 따름이오..

* * *

2004년 8월 10일.

오늘 오전엔 관광. 오후부터 심야까지 이어질 빡센 봉사활동이 두렵긴 하지만 어쨌든 대략 나이스라 생각하는 걸 보면 인간도 조삼모사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 하겠소.

사이판섬 북단에 있는 태평양 한국인 추념 평화탑
태평양전쟁시 이 동네서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위령탑 되겠소.
만도가 끌려가 활주로 닦던 섬이 여긴 아닐런지..

부근에 있는 '자살 절벽'
태평양전쟁말에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군이 여기서 대거 뛰어내렸다고 하오.

근처에 있는 '반자이 절벽'
사이판섬 북단의 해안 절벽으로, 자살 절벽과 더불어 수많은 일본군이 '대일본 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는 곳이오.
죽으려면 제들만 죽을 것이지, 온 식솔과 포로며 징집노동자도 모조리 빠뜨렸다 하오.

인근에 있는 '일본군 최후 사령부'
끝까지 격렬한 저항을 펼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소.
일본 극우세력들은 아직도 이 때를 못 잊고 있는 것 같소..

근지에 있는 Grotto Sanctuary
역시 사이판섬 북단에 있으며, 다이버들이 즐겨찾는 입수점이라 하오.

새섬
새들이 많아 새섬이라 불린다 하오.
으아악-! 하고 악을 써대면 여기저기서 어마어마한 수효의 새가 날아오르고 거북이들이 버럭버럭 기어나온다고 하는 유쾌한 뻥이 있소.

Grotto에서 입수하면 동굴같은 수중통로를 지나 여기로 나온다 하오.



8월 11일.

오늘도 오전은 관광.
어제는 섬 북단을 돌아다녔지만, 오늘은 중부 되겠소.

사이판섬 최고점인 타포차오산(490m) 위에 있는 예수상

타포차포산에선..
멀리 마나가하섬도 잘 보이고,

우석대 캠퍼스를 보는듯한 시가지도 아스라히 보이오.

지프를 타고 20분 남짓 정글을 헤치고 도달한 해안, 'Old Man by the Sea'.
큰바위얼굴이 있어서 저런 해괴한 이름이 붙었다 하오.
마음이 간악한 사람이 이 해안에 서 있으면 파도가 물밀듯이 올라와 그 사람을 덮쳐버린다는 슬픈 뻥이 있소.

제주도 검멀래 해안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소.
애초 관광을 목적으로 온 여행이 아니어서 섬 곳곳을 속속들이 살펴보지는 못했으나, 제주도에 비해서 월등히 낫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하였소.
말하자면 사이판은 관광지로서는 가격대성능비가 떨어진다 할 수 있겠소.
  1. † Discip£e 2006.09.21 15:10 신고

    오호- 가격대 성능비가 별로구랴- 혹시라도 신혼여행지로는 탈락이구료 ㅋㅋㅋㅋ신혼여행은 국내 배낭여행이 되면 참 좋으련만

2004년 8월 8일.

사이판에서의 첫 날.
종일 봉사활동으로 바빠서 사진 한 컷 찍지 못했소.

그래도 처음으로(!) 느껴본 이국적인 정취는 과연 좋더이다.



8월 9일.

사이판섬의 서북쪽에 있는 작은 섬, 마나가하에 갔소. (제주도에 우도가 있는 것과 같소)
해변을 따라 한 바퀴 휘이- 도는 데 10분 남짓 걸리는, 작은 섬이오.

스노클링 장비 등, 충분히 즐길 준비를 하고 가지 않으면 별 볼 일 없다고 해서 '가나마나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오.

작아 보이지 않소?

이 섬은 산호초가 둘러싸고 있어서, 스노클링에 최적화된 해안을 갖고 있소.
소햏은 물에 들어가는 것을 완강히 싫어하므로 스노클링을 하지 않았소만, 인데스와 마노스는 물 속에서도 즐겁게 놀더이다.

즐거워 보이지 않소?

섬 자체는 그닥 별 볼일 없으나,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것, 즉 그 바다가 심히 아름다웠소.
마나가하섬에서 보는 바다는 이렇소.

그냥 맨눈에 이렇게 보이오.
멀찍이 보이는 흰색 파도는 지구최심해인 마리아나해구쪽 깊은 바다로부터 오는 파랑이 산호초에 부딪히는 것이라 하오. 말하자면 천연의 방파제인 셈이오.

* * *

바다도 좋지만, 해변도 볼만 하오.
둘러보노라면..

(마노스와 인데스)

산호모래도 있고..

운치있게 쓰러진 나무도 있소.

태평양 전쟁 당시 요충지였던 터라,

이런 대함포도 있소.

나름대로 정글도 있고..

숲에는 게도 있고..

도마뱀도 있소.
사이판에는 뱀이 없는 대신에 도마뱀이 우글우글하오.

잘 찾아보면 이상한 차림새의 제독을 기념하는 상도 있고..

부두 근처엔 새끼 상어도 많이 돌아다닌다오.

* * *

마나가하섬은 일본의 어느 기업에서 섬을 통째로 장기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 터라, 관광객의 다수는 일본인이었소(나머지는 한국인;;).

낯선 곳에 가면 일본인인척 하는 습성이 있는 소햏..
역시나 다분히 일본인스런 복장으로 해변을 노닐다 보니, 어느 일본인 가족이 '스미마셍~ 어쩌고 저쩌고' 하며 카메라를 들이밀었소.
아무래도 일본인으로 생각했던 듯..
게다가 소햏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대답은 '하잇!'이었으니..

오늘도 성공.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소햏을 일본인으로 착각하는 것은 바람직한 처사 되겠소.)
  1. † Discip£e 2006.09.21 15:09 신고

    간만에 다시보니 인데스햏과 마노스햏 너무 웃기오-
    특히 인데스햏은 이 때 나이 25이었을텐데.. 족히 35은 되보이오-
    모델들 너무 재밌소 ㅋㅋ

사이판.
혹자는 싸이판이라고도 하지만, 왠지 '싸이-'라고 하면 'p' 묵음의 'psy-'가 생각나버리므로, 그냥 사이판이라 하쇠다.

지난 2004년 8월 7일, 소햏과 인데스, 마노스는 5박 7일의 일정으로 사이판에 갔더랬소.
이유는 북서울지구촌교회의 단기선교에 동참하는 것이었지만, 그 방면에 대해서는 일단 생략하고, 여행 차원에서 이야기하려 하오.

* * *

사이판.
Saipan.
CNMI(북마리아나제도연방)의 수도.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는 독립국가와 같음.

더 자세한 것은 네이버 같은 데다 물어보시오.

* * *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 비행기표를 받았소. 그런데..

왠 'MS'?

괴이히 여겨 주변을 살펴보니, 남햏들은 'MR', 여햏들은 'MS"가 붙어있었소.

나는 왜?

게다가 여행사측에서 작성해준 사이판 입국신고서에도..


왜-_-?

미스테리이지만, 다행히 출입국에는 문제가 없었소.


* * *

드디어 비행기.
첫 기내식.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벤또. 제목은 까먹었지만 치킨 어쩌고저쩌고였소.

"음료는 뭘로 하시겠소?" 라는 스튜의 화두에 "주스를 주오." 라고 답하자,
스튜는 짐짓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주스는 벌써 테이블 위에 놓여 있잖소." 라고 하였소.
소햏 보기에 저건 분명히 떠먹는 요구르트로 보였는데 말이오.


* * *

일전에 마린블루스에서 '출장수칙'을 배운 바 있는 소햏,
이를 실천하였소.

옆 자리에 앉은 인데스햏을 사주하여, 스튜로부터 수면안대를 획득하는 데 성공하였소.
스튜가 외국인이었던지라, 약간의 몸짓이 필요했소.
(수면안대는 '아이 마스크'라 하더이다.)

처음으로 아이템을 얻어 의기양양한 햏들, 이번엔 귀마개를 받아보기로 했소.
귀마개를 '이어 플러그'라고 알고 있었기에, 귀를 가리키며 "이어 플러그 플리즈-" 라고 했소만,
스튜는 난데없이 이어폰을 들이밀었소.
다시 약간의 몸짓을 동원, 결국 귀마개도 획득했소.
(귀마개는 '이어 플럭스'라 하더이다.)

잠시 뒤엔 빗을 구해보기로 했소.
빗이 영어로 뭐냐, 브러쉬냐, 헤어브러쉬냐, 그냥 브러쉬라고 하면 붓을 주지 않겠느냐... 라는 쓸데없는 설왕설래를 하였으나, 한국인 스튜가 오는 바람에 그냥 '빗 두 개 주셈~' 이라고 했을 뿐이오.

트럼프나 칫솔 같은 것도 받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소.


* * *

숙소는 사이판에서 꽤 유명한듯한 '화이트 하우스' 라는 팬션이었소.

풀장이 딸려 있고, 8개의 방마다 욕실이 붙어 있는 호사스런 저택.

30명의 일행이 머무를 것이니 광활하지는 않되 비좁지도 않을 터이나..
공항 입국관리는 그 소릴 듣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이다.

엠티라도 갈작시면 좁아터진 방에 수십 명씩 들어가곤 하는 우리네 미풍양속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자못 궁금하였소.

소햏 생전에 언제 이런 데서 지내보겠소.
그냥 감동이오.
  1. 인데스 2012.11.20 12:56 신고

    오랫만에 옛 추억을 되새겨보오~
    고야스는 이 여행을 필두로 해외여행을 주기적으로 나가고 있으니 심히 부럽지 아니하지 않지 않음이 없소이다^^;

    • - 관리자 - 2012.11.21 17:15 신고

      오호..
      주기적은 아니고 불규칙적이오만, 굳이 출장이 아니라도 마음만 내키면 여행을 다닐 수 있으니 다소 자유로운 삶이라 할 수 있겠소.
      그러나, 자고로 [시간=돈]인 바, 시간 여유가 많으면 돈이 없고, 돈이 여유있으면 시간이 없어서 결국 여행이 여의치 않을 때가 다반사이니 참으로 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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