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학술연구 목적의 여행이었는지라, '관광'과는 상당한 괴리를 유지하는 일정이 계속되어왔소만, 다행스럽게 시간 여유가 생겨서, 청해호 구경을 하게 되었소.

중국정부의 '서북대개발' 사업 덕분에 도로 여건이 무척 좋소.


이곳은 기후가 서늘하여, 7월에 만발한 유채꽃을 볼 수 있소.


이 동네의 주요 '경제작물'인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든 풍광을 즐기고 있노라니 어느덧 일월산에 도착하였소. 예까지 오는 데는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지만, '→거얼무 700㎞' 등 흠칫거리게 하는 이정표도 종종 볼 수 있었소.

일월산에는 당나라 때의 전설이 서려 있다고 하는데, 그 뎐설이 궁금하면 여기에서 읽어보시구료.

양떼.


농경보다는 목축이 중시되는 동네 되겠소.


청해성의 서쪽에는 위구르와 티벳이 붙어 있소. 청해 역시 중국보다는 위구르나 티벳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소. 자연환경 탓도 있겠지만, 농경민족과 목축민족의 차이가 나타난다고나.. 뭐 그렇소.

축산자원이면서 동시에 관광자원으로도 한몫하는 야크


어느새 현지인과 동화되어버린 인데스



시간이 많지 않아 겨우 몇 분간 노닐었을 뿐이지만, 언젠간 꼭 다시 와서 맘껏 뒹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소.
무척 상투적인 표현으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한 시간쯤 달려 드디어 청해호에 도달하였소.

넓이가 서울의 7.5배에 달하며, 파양호나 동정호보다도 큰 중국 최대의 호수.
청해(靑海)라는 성명(省名)도 이 호수의 이름에서 왔음이니, 해발 3천미터에서 '바다'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묘한 기분을 선사하였소(염도가 높기는 하나, 바닷물은 아니므로 엄밀한 의미에서의 바다는 아니오만..).




주교수님, 구름을 이고 한 컷.

  1. 인데스 2006.06.23 16:00 신고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는 구료.. 잊지 못할 청해성이었소~

    내가 동화되었다기 보다는 그쪽 현지인들에게 당한것이라고 보는 편이 낫지 않겠소? ㅋ

    고야스~ 올해도 즐거운 추억 만들고 오시오^^;(솔직히 무쟈게 부럽소;;)

    • 고야스 2006.06.24 03:33 신고

      후훗..
      귀햏 몫까지 즐기고(?) 오겠소~

      언젠간 80일간의 세계일주 한 번 하쇠다.

중국에 다녀온지 어느덧 10개월이 되었소만, 이 여행기는 언제 마칠지 모르겠구료..;; 게으름을 한두 번 한하리오.

서녕에서의 이튿날.
이날은 상당한 장거리버스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일찍 챙겨먹고 나섰소. 매일 아침을 장식해 주는 호텔 뷔페식 조찬은 맛을 떠나서 '왠지 호강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소.


중국은 신호등에 저와 같이 신호변경까지 남은 시간을 초단위로 표시한 곳이 많았소. 우리도 저걸 도입하면 급한 성질 죽이는 데 한 몫 할 듯 하오.


첫 방문지는 모 중약유한공사의 시험재배기지였소.
청명한 햇살과 덥지 않은 공기에 화사한 유채꽃. 겨울에 춥지만 않다면 참 살 만한 동네이지 싶었소.
이곳의 핵심 품목은 대황이었는데, 앞으로 본초 관련 사진은 '사진-본초'카테고리에 따로 올리리다.


농장 일꾼을 방불케 하는 김홍준 샘과 인데스 햏.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 일행 중 소햏만 총각이었고, 죄다 유부남들이었구료..;


마황을 보기 위해 달려 온 황량한 외곽지역.
변두리 낡은 공장도 이처럼 운치가 있었소.


방금 캐낸 '7년 묵은 대황'을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누지르는 일행들.
멀뚱히 서 있기만 하는 이들은 모두 여행사 관계자들이었소.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인근의 여러 시험재배지들을 답사하며 시간을 보냈고, 이후 시간이 다소 남아 '청해호' 관광을 하기로 하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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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을 뒤로 하고 다다른 곳은 청해성 서녕이었소.

청해성은 세계지도를 펼치면 대략 짙은 갈색으로 칠해진, 무협소설에서 곤륜파의 본거지로 묘사되는, '실크로드를 따라서'류의 다큐멘터리물에서 출발지로 곧잘 등장하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접해본 동네 되겠소.

또한 고대에는 이른바 '서융西戎'의 땅이었고, 한나라 때에는 '강족羌族'의 땅이었으며, 지금도 신강과 서장 두 자치구와 연접해 있어 '중국 같지 않은 중국'의 삘이 잔뜩 묻어나는 곳이오.

청해성 특유의 다소 황량한 느낌


외국이래봐야 겨우 세 나라 가 보았을 뿐이지만,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고르라면 청해성을 으뜸으로 꼽으리오. 기회 되는 햏자들은 꼭 가 보기를 바라오.
특히 유채꽃 만발하는 여름이 가장 적합한 시절이라 생각되오.
(청해성은 서늘한 고원지대이므로 여름의 쾌적함이 참으로 좋소.)

서녕공항 활주로


새 공항을 짓고 있는 터라, '중소도시 시외버스 터미널'스러운 조립식 건물을 임시공항으로 이용하고 있었소.
하지만 허름한 공항 건물도 그 '탁 트인 황량함'의 멋진 풍광을 해치지는 않았소.

해발 3천미터


청해성은 서고동저(;)의 지세를 갖고 있소.
서녘으로 곤륜산맥의 광활한 산세가 펼쳐지는 바, 그나마 낮은 축에 속하는 서녕마저도 보통 해발 3천미터를 넘나드는 고원지대 되겠소.
'동네 뒷산도 3500미터'인 곳이어서인지, 공기가 참으로 청명하고 하늘 빛깔도 곱디 고왔소.

인데스를 비롯해 여러 동햏들이 코피를 쏟거나 봄처녀마냥 가슴이 벌렁거리는 등 고산증세를 보이기도 하였소만, 소햏은 고산족의 피라도 흐르는지 그저 기분만 좋을 뿐이었소.


적당히 낡아서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건물들도 마음에 들었소.
슬슬 꺾어지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화려한 것보다는 이렇게 빛바랜듯한 분위기가 좋이 느껴지오.

거리의 다이


식당 가는 거리에서는 노천 당구장이라는 특이한 광경도 볼 수 있었소.
역시 언제 어디서나 수련에 전념하는 고수들의 진지한 눈빛이 빛나오.



저녁 먹고 시간이 좀 남았기로, 인근 야시장을 둘러보았소.
곳곳에서 맹렬히 넘실거리는 불꽃을 토해내는 화덕과 지글거리는 양고기 꼬치의 비릿한 냄새, 조금 수상쩍은 맥주와 여지.

'학술'이라는 여행의 목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남들 하는'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참으로 좋았소.
  1. 인데스 2006.03.22 15:59 신고

    서녕.. 잊을 수 없는 곳이오.. 다시금 간다면 청해호 싸이클대회를 참석하고 싶소.

    그리고 렌트카로 그 넓디 넓은 유채꽃 밭을 돌아다니며, 해발 3000m의 계곡에 발이라도 담고 싶소^^

버스는 한 시간 남짓 달려 모처의 공장에 도착하였소.

섬서 기흥 중약음편유한공사


한약재를 고르고 씻고 자르고 지지고 볶고 불리고 찌는 등의 과정을 거쳐 규격대로 포장하는 일을 하는 공장 되겠소.
방문자에겐 신발에 비닐캡을 씌우게 하는 등 상당부분 위생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소.
내부에서는 안타깝게도 캠코더만 들고 있었던 관계로 사진은 대략 생략하오(동영상에서 정지화상을 캡쳐하는 것이 어렵지는 아니하나, 귀찮으므로 그냥 넘어가오).

처음으로 단체사진.
소햏이 어디 있는지 알면 용하오.



한 시간 가량의 견학을 마치고 다시 한 시간 가량 버스를 달려 서안 약재시장으로 향하였소.

도중에 목격한, 소햏으로써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난자(難字)



서안 약재 도매시장


'어마어마'의 수식어를 붙이기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규모있는 약재시장이었소. 여기에서도 주로 캠코더를 붙잡고 있었던 터라 전경 사진 하나 찍지 못했구료. 소상한 것은 소햏이 강의시간에 틀어주는 동영상에 잘 나오오.

우리나라의 것과는 약간 다른 주판.
소햏은 주판으로 계산하는 걸 보면 너무나 신기하오.



느긋하게 앉아 수련중인, '쿵푸허슬 집주인 아줌마' 풍의 여고수.


무공비급인듯한 책을 방금 완독하고 구결을 암송하는 중인듯한 소년고수.


비발(批發)은 도매를 말하오.
하수오 같은 건 3톤씩 취급해주는 정도의 대륙적 기상 되겠소.


시장바닥에서 본 검은고양이 한 쌍.
아직 발톱도 제대로 감추지 못하는 귀여운 새끼구료.
(뭔가 기분나쁜 어투가 되어버렸소..;;)



역시 한 시간 가량 구경을 한 뒤 인근의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향하였소.

중국여행 이틀째에 먹어버리게 된 삼겹살.



서안 국제공항.
어느덧 중국인의 풍모를 보이기 시작하는 인데스.

  1. 인데스 2006.02.24 14:04 신고

    마지막 사진이 역시 멋쥐오~~!!
    중국여행기와 러시아여행기를 번갈아 쓰다니 고 기억력은 역시 대단하외이다...

    • 고야스 2006.02.25 13:33 신고

      소햏 역시도 마지막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서 계신 모 교수님의 카메라가 멋지다고 생각하오..;;

  2. † Discip£e 2006.09.21 15:18 신고

    역시나인데스 사진은 정말 재밌소 ㅋㅋㅋㅋ

서안.

섬서성의 성도로, 중국 국토의 배꼽이라 할 수 있으며,
서유기의 현장삼장이 천축으로 떠나기 전에 활동했던 곳이자..
온라인게임 '묵향'에서 캐릭터를 반겨주는 첫 도시..-_-;

허나..
수천년을 이어온 古都의 향기를 느낄 새도 없이, 온 종일 다종다양한 운송수단을 번갈아가며 이리저리 움직였던 통에 그냥 잘 잤소.

숙소는 기대 이상으로 럭셔리하였으니..

두둥..

서안에서의 하룻밤을 책임져 준 당화빈관(Xi'an Garden Hotel).



긴축재정을 고집하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이런 호강도 가능하였으리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서울 힐트트튼 호텔보다 나아보였소.

사이판에서도 그렇고, 소햏은 숙소 복이 있나 보오.


안뜰에 요런 '가-든'이 있어서 가든 호텔이라 이름하오.



홀로 호텔의 아침을 즐기는 어느 내가고수.



아침을 잽싸게 먹고 잠깐 짬을 내어 마실을 나왔소.

古都답게, 도심의 공원도 이 정도로 꾸며주는 센스!
(모델은 인데스)



시장통으로 사료되는 인근의 골목. 이른 아침인데도 와글와글.
'외부 차량 진입 금지'라는 걸 보면 차 없는 거리인 셈인고..?



* * *

10여 분의 짧은 마실을 아쉬워하며, 이어질 일정사수(!)를 위해 다시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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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기 이를 데 없는 소햏.

다녀온지 반년이 지나서야 여행기랍시고 두드리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소.

요번 편은 귀찮으므로 가비압게 사진만 쌔우오.

* * *

여차저차하여 당도한 상주 황금기지.

여기서 황금이란 'gold'가 아니라 한약재 '黃芩'을 말하오.

요게 바로 황금.



'황금'기지라고는 하지만, 황금만 있는 건 아니고..

백출도 있고..



지모도 있고..



백지도 있고..



시호도 있고.. (이건 협엽시호)



감초도 있고..



단삼도 있고..



이밖에 홍화, 길경, 지황, 판람근, 반하 등등 이래저래 여러 가지 본초를 시험재배하고 있었소.

한두 시간쯤 살펴보고 숙소로 향하였소. 서너 시간쯤 달려온 것 치고는 다소 허무한 감이 없지 않긴 하오.
  1. † Discip£e 2006.09.21 15:14 신고

    저렇게들 생겼구료-_-;;;

때는 바야흐로 2005년 7월.

어지간해서는 먹을 것이 떨어져도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아니하는 소햏.
여차저차 한의대와 약대 교수 및 대학원생, 식약청과 한국한의학연구원 관계자, 개원 한의사, 한약업사 등 본초(또는 생약)를 사랑하는 인사들 30여 명으로 구성된 '해외 본초자원 답사'에 동참하여 서해 건너 황사의 대륙을 밟아볼 수 있게 되었소.

황사의 대륙.
목적지는 섬서성, 청해성, 사천성.


6월.

소햏같은 군미필자는 국외여행을 하는 데 여러모로 준비할 것이 많소.
그 중 가장 까다로운 게 '국외여행허가서' 되겠소.
어렵사리 귀국보증인을 확보하여 보증인들의 인감증명서와 재산세과세증명서를 준비하였소.

헌데..

2005년 7월 1일부터 국외여행허가시 귀국보증제도 폐지!

잘 된 일이긴 하오만, 미리 알지 못하였던 것이 아니꼬울 따름이오.

* * *

7월 11일 새벽.

신발을 신고 삼례역으로 이동 -> 무궁화호를 타고 전주역으로 이동 -> 택시를 타고 전주코아호텔로 이동 ->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

비행기 타기 전에 다종의 육상교통을 섭렵해주는 센스 되겠소.

* * *

출발.

10시 30분발 아히하나.
좌석은 적절하게도 한 가운데(경치 따위 보이지 않소).
허나, 어차피 피로에 지친 몸. 한소끔 자다가 주는 밥 먹고 또 자다 보니 서안 도착.

도착하자마자 일단 밥부터 먹고 시작하오.

중국에서 먹는 첫 음식이자 중국에서 찍은 첫 사진.
저 이름모를 무슨 볶음을 필두로 이러저러한 음식들이 회전식탁을 종횡무진하였소.

맛은 대략 나쁘지 않았으나, 이는 사전에 여행사측에서 손을 써 향신료 같은 걸 빼고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오.
아무 거나 대략 잘 먹는 소햏이지만, 오리지날 중국음식은 왠지 못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소.

* * *

버스에 승차.

버스는 어디론가 붕붕 달려가오.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지나, 위험해 보이는 사암절벽 사이를 누비며, 조명 없는 터널을 지나, 황량한 바위 계곡을 뒤로 한 채 달려가오.
두 시간쯤 달리다, 어느 언덕배기에서 버스는 그만 주저앉고 마오. 엔진룸에서 거뭇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대략 낭패스런 상황.

고수의 나라, 중국.
이럴 땐 고수의 손길이 필요한 법. 나무토막 하나와 스패너 하나를 양손에 나눠쥐고 고장난 버스로 다가오는 내가고수풍의 정비사.

"그까이꺼 대충 엔진 들어내고 황소 몇 마리 앞에 매면 되지 뭐.."
라는 눈빛을 보내는 듯한, 손가락 살짝 튕겨서 버스를 뒤집어 버릴 것 같은, 늠름한 자태의 소년고수.

이 틈을 타 '이국적인 정취' 속의 포즈를 취하는 인데스.


역시 고수의 손길에 버스는 곧 활력을 되찾고, 다시 붕붕 달리오.
한 시간 반 정도 달리자, 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랐소.

서안 천화 상주 황금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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