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다녀온지 어느덧 10개월이 되었소만, 이 여행기는 언제 마칠지 모르겠구료..;; 게으름을 한두 번 한하리오.

서녕에서의 이튿날.
이날은 상당한 장거리버스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일찍 챙겨먹고 나섰소. 매일 아침을 장식해 주는 호텔 뷔페식 조찬은 맛을 떠나서 '왠지 호강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소.


중국은 신호등에 저와 같이 신호변경까지 남은 시간을 초단위로 표시한 곳이 많았소. 우리도 저걸 도입하면 급한 성질 죽이는 데 한 몫 할 듯 하오.


첫 방문지는 모 중약유한공사의 시험재배기지였소.
청명한 햇살과 덥지 않은 공기에 화사한 유채꽃. 겨울에 춥지만 않다면 참 살 만한 동네이지 싶었소.
이곳의 핵심 품목은 대황이었는데, 앞으로 본초 관련 사진은 '사진-본초'카테고리에 따로 올리리다.


농장 일꾼을 방불케 하는 김홍준 샘과 인데스 햏.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 일행 중 소햏만 총각이었고, 죄다 유부남들이었구료..;


마황을 보기 위해 달려 온 황량한 외곽지역.
변두리 낡은 공장도 이처럼 운치가 있었소.


방금 캐낸 '7년 묵은 대황'을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누지르는 일행들.
멀뚱히 서 있기만 하는 이들은 모두 여행사 관계자들이었소.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인근의 여러 시험재배지들을 답사하며 시간을 보냈고, 이후 시간이 다소 남아 '청해호' 관광을 하기로 하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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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을 뒤로 하고 다다른 곳은 청해성 서녕이었소.

청해성은 세계지도를 펼치면 대략 짙은 갈색으로 칠해진, 무협소설에서 곤륜파의 본거지로 묘사되는, '실크로드를 따라서'류의 다큐멘터리물에서 출발지로 곧잘 등장하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접해본 동네 되겠소.

또한 고대에는 이른바 '서융西戎'의 땅이었고, 한나라 때에는 '강족羌族'의 땅이었으며, 지금도 신강과 서장 두 자치구와 연접해 있어 '중국 같지 않은 중국'의 삘이 잔뜩 묻어나는 곳이오.

청해성 특유의 다소 황량한 느낌


외국이래봐야 겨우 세 나라 가 보았을 뿐이지만,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고르라면 청해성을 으뜸으로 꼽으리오. 기회 되는 햏자들은 꼭 가 보기를 바라오.
특히 유채꽃 만발하는 여름이 가장 적합한 시절이라 생각되오.
(청해성은 서늘한 고원지대이므로 여름의 쾌적함이 참으로 좋소.)

서녕공항 활주로


새 공항을 짓고 있는 터라, '중소도시 시외버스 터미널'스러운 조립식 건물을 임시공항으로 이용하고 있었소.
하지만 허름한 공항 건물도 그 '탁 트인 황량함'의 멋진 풍광을 해치지는 않았소.

해발 3천미터


청해성은 서고동저(;)의 지세를 갖고 있소.
서녘으로 곤륜산맥의 광활한 산세가 펼쳐지는 바, 그나마 낮은 축에 속하는 서녕마저도 보통 해발 3천미터를 넘나드는 고원지대 되겠소.
'동네 뒷산도 3500미터'인 곳이어서인지, 공기가 참으로 청명하고 하늘 빛깔도 곱디 고왔소.

인데스를 비롯해 여러 동햏들이 코피를 쏟거나 봄처녀마냥 가슴이 벌렁거리는 등 고산증세를 보이기도 하였소만, 소햏은 고산족의 피라도 흐르는지 그저 기분만 좋을 뿐이었소.


적당히 낡아서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건물들도 마음에 들었소.
슬슬 꺾어지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화려한 것보다는 이렇게 빛바랜듯한 분위기가 좋이 느껴지오.

거리의 다이


식당 가는 거리에서는 노천 당구장이라는 특이한 광경도 볼 수 있었소.
역시 언제 어디서나 수련에 전념하는 고수들의 진지한 눈빛이 빛나오.



저녁 먹고 시간이 좀 남았기로, 인근 야시장을 둘러보았소.
곳곳에서 맹렬히 넘실거리는 불꽃을 토해내는 화덕과 지글거리는 양고기 꼬치의 비릿한 냄새, 조금 수상쩍은 맥주와 여지.

'학술'이라는 여행의 목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남들 하는'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참으로 좋았소.
  1. 인데스 2006.03.22 15:59 신고

    서녕.. 잊을 수 없는 곳이오.. 다시금 간다면 청해호 싸이클대회를 참석하고 싶소.

    그리고 렌트카로 그 넓디 넓은 유채꽃 밭을 돌아다니며, 해발 3000m의 계곡에 발이라도 담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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