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들' 목록에 들어있는 책이라서 샀는데, 읽는 내내 절실히 후회한 바 있소.
도무지 재미가 없거니와, 소햏은 '리더십'이라는 단어 자체를 혐오하는지라.
그나마 몇 군데 교양을 채워주는 구절이 있어서 발췌하는 바이오.  

… 인간 나폴레옹에 관한 신화 또한 방문객들을 끌어들인다. 키가 아주 작았다고 해도, 그는 위협적이고 계산적이었던 것 이상으로 상징적으로 크고 매력 있는 당당한 인간이었다. 그의 뛰어난 기억력과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시킬 수 있는 능력은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동료들까지 놀라게 했다. 그는 별도의 편지를 4명의 비서들에게 동시에 따로 불러주곤 했고, 그럴 때마다 항상 정확하게 자신이 멈춘 곳에서부터 다음 말을 이어갔다고 한다.

-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조중빈 옮김).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지식의 날개, 2006:p150.


연전에 모 방송에서 앙드레 김 선생이 TV 다섯 대를 각기 다른 채널로 동시에 시청하는 장면을 보았소만, 나폴레옹도 저러한 본좌급 멀티태스킹이 되었던 모양이오. 라디오 틀어놓으면 책 한 줄도 읽기 힘들어지는 소햏으로써는 납득(?)하기 어려운 경지로구료.

… 왜 프랑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난하는 정치체제를 부활시켰을까? 그것은 최근의 억압적인 비시정권에 대한 반발, 그리고 제3공화국이 국민들에 의해 폐기된 게 아니라 히틀러에 의해 분쇄되었다는 감상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부분적인 이유에 불과했다. 가장 주된 이유는 정당 두목들이 허약한 정부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수많은 파벌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뛰어넘는 리더십이 나오는 체제보다 각자 나누어 먹을 수 있는 허약한 정부를 선호했다.

- p158.


우리의 애증 덩어리 민주당이 허구헌날 덜떨어진 모습만을 보여주는 이유는 저것 때문인가?


… 드골의 긴밀한 감독하에 젊은 변호사들 팀이 비밀리에 준비한 제5공화국 헌법은 전형적인 드골식이었다. 제5공화국 헌법의 핵심은 권력을 의회로부터 국가의 중재자이자 보호자인 대통령으로 옮겨오는 것이었다. 7년 임기의 대통령은 의회가 아닌 국민이 선출하도록 했지만, 국민의 직접투표가 아니라 주로 지방 관리들인 8천 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하는 방식이었다. 대통령은 총리를 지명할 권한과 의회를 해산하고 법안을 거부할 권한도 가졌다. 또한 비상시에 대통령은 "상황이 요구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권한도 가지게 되었다. 1958년 9월 새 헌법은 국민투표에 의해 80%의 압도적 지지로 비준되었고, 석 달 뒤 드골 역시 압도적 지지로 제5공화국의 첫번째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 pp159-60.


전두환의 롤 모델이 드골이었던 모양.






이 책을 통틀어 가장 뜻밖, 느닷, 어이, 쉣더, 이뭐.. 스러웠던 대목은 바로 표지에 붙어 있는 '추천하는 글' 되겠소.

"마음에 와 닿는 책이다. 지구촌의 빈곤에 대해 저자의 절실한 문제의식이 느껴진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연민도 절절하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비전을 보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리더십이 해결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힘이 생긴다. - 이명박(제17대 대통령 당선자)"

이 책을 왜 샀담.
  1. 은령 2011.03.10 19:50 신고

    프랑스에서 자라나 프랑스식 자유주의를 찬양하며 우파를 경멸하는 양반의 블로그를 요전에 한번 들러보았었소.
    노무현을 인정할 만한 우파로 생각하는 나름 좌파적 인물이 스스로 존경하는 유일한 정치가로 드골을 꼽은 걸 보고 있자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곳만은 영 객관적으로는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구려.

    • - 관리자 - 2011.03.11 09:22 신고

      실로 그렇소이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참인지 의심해보는 데서 진보가 시작된다고 사료되오.
      소햏도 프레임에 갖혀 지내는 형편이기는 하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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