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2일.

어느덧 사이판에서의 마지막 하루.

오전엔 봉사활동..;

오후엔..

햇볕은 쨍쨍

저어기 마나가하섬이 바라다보이는 이 해안은 가늘디가는 우윳빛 모래가 펼쳐져 있어 '마이크로 비치'라 이름붙었다 하오.
필히 맨발로 거닐어보아야 그 정취를 만끽할 수 있소.
(저 인물은 마노스.)

달력에서 많이 본 듯한 야자나무도 떡하니 서 있어 운치를 더하오.

고양이만큼이나 물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소햏의 품성상, 여기서도 발만 살짝 담그고 오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소..
언젠간 기필코 물을 정복하리..

사이판에서의 마지막 식사.
쌀밥에 김치, 갈비에다 딤섬과 페스츄리, 멜론을 곁들이는 센스;;

사이판에서 먹었던 멜론의 맛은 잊지 못할 것이오.
그야말로 '메로나' 본연의 그 맛!
바닷가재가 '크래미' 맛인 것과 같이, 진짜 멜론은 '메로나' 맛이었던 것이오!

야시장.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천천히 걸어서 32초 가량 걸리는 대단한 규모의 야시장이지만, 어쨌든 '이국적인 정취'로 만족하오.
저 녹색 옷을 입은 일당은 바로 우리 일행이었소.

사이판 전통(?)음식을 파는 집
무슨 찰떡 같은 걸 무언가에 넣어 구워 먹는 건데.. 맛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는구료..;

오각별 모양의 'star fruit'라는 과일이오. 맛은 자두와 비슷하오.
(저 배의 주인은 인□□ ;;;)

여기에도 법륜공의 마수가..;;

시장 입구엔 무대시설도 돼있어, 이렇게 현란한 폴리네시아 전통 훌라도 구경할 수 있었소.
(사이판은 폴리네시아가 아니고 미크로네시아..;)

인간이 허리를 저리도 빨리 흔들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 무대였소.

* * *

이리하여..
설레고 두렵고 재밌고 힘들고 유쾌했던 소햏의 첫 해외여행은 대략 마무리되었소.
갖다 온 지 1년이 넘어서야 못다한 여행기를 마무리지으려 하오.
글재주가 부족함이 심히 아니꼬울 따름이오..

* * *

2004년 8월 10일.

오늘 오전엔 관광. 오후부터 심야까지 이어질 빡센 봉사활동이 두렵긴 하지만 어쨌든 대략 나이스라 생각하는 걸 보면 인간도 조삼모사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 하겠소.

사이판섬 북단에 있는 태평양 한국인 추념 평화탑
태평양전쟁시 이 동네서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위령탑 되겠소.
만도가 끌려가 활주로 닦던 섬이 여긴 아닐런지..

부근에 있는 '자살 절벽'
태평양전쟁말에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군이 여기서 대거 뛰어내렸다고 하오.

근처에 있는 '반자이 절벽'
사이판섬 북단의 해안 절벽으로, 자살 절벽과 더불어 수많은 일본군이 '대일본 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는 곳이오.
죽으려면 제들만 죽을 것이지, 온 식솔과 포로며 징집노동자도 모조리 빠뜨렸다 하오.

인근에 있는 '일본군 최후 사령부'
끝까지 격렬한 저항을 펼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소.
일본 극우세력들은 아직도 이 때를 못 잊고 있는 것 같소..

근지에 있는 Grotto Sanctuary
역시 사이판섬 북단에 있으며, 다이버들이 즐겨찾는 입수점이라 하오.

새섬
새들이 많아 새섬이라 불린다 하오.
으아악-! 하고 악을 써대면 여기저기서 어마어마한 수효의 새가 날아오르고 거북이들이 버럭버럭 기어나온다고 하는 유쾌한 뻥이 있소.

Grotto에서 입수하면 동굴같은 수중통로를 지나 여기로 나온다 하오.



8월 11일.

오늘도 오전은 관광.
어제는 섬 북단을 돌아다녔지만, 오늘은 중부 되겠소.

사이판섬 최고점인 타포차오산(490m) 위에 있는 예수상

타포차포산에선..
멀리 마나가하섬도 잘 보이고,

우석대 캠퍼스를 보는듯한 시가지도 아스라히 보이오.

지프를 타고 20분 남짓 정글을 헤치고 도달한 해안, 'Old Man by the Sea'.
큰바위얼굴이 있어서 저런 해괴한 이름이 붙었다 하오.
마음이 간악한 사람이 이 해안에 서 있으면 파도가 물밀듯이 올라와 그 사람을 덮쳐버린다는 슬픈 뻥이 있소.

제주도 검멀래 해안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소.
애초 관광을 목적으로 온 여행이 아니어서 섬 곳곳을 속속들이 살펴보지는 못했으나, 제주도에 비해서 월등히 낫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하였소.
말하자면 사이판은 관광지로서는 가격대성능비가 떨어진다 할 수 있겠소.
  1. † Discip£e 2006.09.21 15:10 신고

    오호- 가격대 성능비가 별로구랴- 혹시라도 신혼여행지로는 탈락이구료 ㅋㅋㅋㅋ신혼여행은 국내 배낭여행이 되면 참 좋으련만

2004년 8월 8일.

사이판에서의 첫 날.
종일 봉사활동으로 바빠서 사진 한 컷 찍지 못했소.

그래도 처음으로(!) 느껴본 이국적인 정취는 과연 좋더이다.



8월 9일.

사이판섬의 서북쪽에 있는 작은 섬, 마나가하에 갔소. (제주도에 우도가 있는 것과 같소)
해변을 따라 한 바퀴 휘이- 도는 데 10분 남짓 걸리는, 작은 섬이오.

스노클링 장비 등, 충분히 즐길 준비를 하고 가지 않으면 별 볼 일 없다고 해서 '가나마나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오.

작아 보이지 않소?

이 섬은 산호초가 둘러싸고 있어서, 스노클링에 최적화된 해안을 갖고 있소.
소햏은 물에 들어가는 것을 완강히 싫어하므로 스노클링을 하지 않았소만, 인데스와 마노스는 물 속에서도 즐겁게 놀더이다.

즐거워 보이지 않소?

섬 자체는 그닥 별 볼일 없으나,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것, 즉 그 바다가 심히 아름다웠소.
마나가하섬에서 보는 바다는 이렇소.

그냥 맨눈에 이렇게 보이오.
멀찍이 보이는 흰색 파도는 지구최심해인 마리아나해구쪽 깊은 바다로부터 오는 파랑이 산호초에 부딪히는 것이라 하오. 말하자면 천연의 방파제인 셈이오.

* * *

바다도 좋지만, 해변도 볼만 하오.
둘러보노라면..

(마노스와 인데스)

산호모래도 있고..

운치있게 쓰러진 나무도 있소.

태평양 전쟁 당시 요충지였던 터라,

이런 대함포도 있소.

나름대로 정글도 있고..

숲에는 게도 있고..

도마뱀도 있소.
사이판에는 뱀이 없는 대신에 도마뱀이 우글우글하오.

잘 찾아보면 이상한 차림새의 제독을 기념하는 상도 있고..

부두 근처엔 새끼 상어도 많이 돌아다닌다오.

* * *

마나가하섬은 일본의 어느 기업에서 섬을 통째로 장기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 터라, 관광객의 다수는 일본인이었소(나머지는 한국인;;).

낯선 곳에 가면 일본인인척 하는 습성이 있는 소햏..
역시나 다분히 일본인스런 복장으로 해변을 노닐다 보니, 어느 일본인 가족이 '스미마셍~ 어쩌고 저쩌고' 하며 카메라를 들이밀었소.
아무래도 일본인으로 생각했던 듯..
게다가 소햏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대답은 '하잇!'이었으니..

오늘도 성공.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소햏을 일본인으로 착각하는 것은 바람직한 처사 되겠소.)
  1. † Discip£e 2006.09.21 15:09 신고

    간만에 다시보니 인데스햏과 마노스햏 너무 웃기오-
    특히 인데스햏은 이 때 나이 25이었을텐데.. 족히 35은 되보이오-
    모델들 너무 재밌소 ㅋㅋ

사이판.
혹자는 싸이판이라고도 하지만, 왠지 '싸이-'라고 하면 'p' 묵음의 'psy-'가 생각나버리므로, 그냥 사이판이라 하쇠다.

지난 2004년 8월 7일, 소햏과 인데스, 마노스는 5박 7일의 일정으로 사이판에 갔더랬소.
이유는 북서울지구촌교회의 단기선교에 동참하는 것이었지만, 그 방면에 대해서는 일단 생략하고, 여행 차원에서 이야기하려 하오.

* * *

사이판.
Saipan.
CNMI(북마리아나제도연방)의 수도.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는 독립국가와 같음.

더 자세한 것은 네이버 같은 데다 물어보시오.

* * *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 비행기표를 받았소. 그런데..

왠 'MS'?

괴이히 여겨 주변을 살펴보니, 남햏들은 'MR', 여햏들은 'MS"가 붙어있었소.

나는 왜?

게다가 여행사측에서 작성해준 사이판 입국신고서에도..


왜-_-?

미스테리이지만, 다행히 출입국에는 문제가 없었소.


* * *

드디어 비행기.
첫 기내식.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벤또. 제목은 까먹었지만 치킨 어쩌고저쩌고였소.

"음료는 뭘로 하시겠소?" 라는 스튜의 화두에 "주스를 주오." 라고 답하자,
스튜는 짐짓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주스는 벌써 테이블 위에 놓여 있잖소." 라고 하였소.
소햏 보기에 저건 분명히 떠먹는 요구르트로 보였는데 말이오.


* * *

일전에 마린블루스에서 '출장수칙'을 배운 바 있는 소햏,
이를 실천하였소.

옆 자리에 앉은 인데스햏을 사주하여, 스튜로부터 수면안대를 획득하는 데 성공하였소.
스튜가 외국인이었던지라, 약간의 몸짓이 필요했소.
(수면안대는 '아이 마스크'라 하더이다.)

처음으로 아이템을 얻어 의기양양한 햏들, 이번엔 귀마개를 받아보기로 했소.
귀마개를 '이어 플러그'라고 알고 있었기에, 귀를 가리키며 "이어 플러그 플리즈-" 라고 했소만,
스튜는 난데없이 이어폰을 들이밀었소.
다시 약간의 몸짓을 동원, 결국 귀마개도 획득했소.
(귀마개는 '이어 플럭스'라 하더이다.)

잠시 뒤엔 빗을 구해보기로 했소.
빗이 영어로 뭐냐, 브러쉬냐, 헤어브러쉬냐, 그냥 브러쉬라고 하면 붓을 주지 않겠느냐... 라는 쓸데없는 설왕설래를 하였으나, 한국인 스튜가 오는 바람에 그냥 '빗 두 개 주셈~' 이라고 했을 뿐이오.

트럼프나 칫솔 같은 것도 받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소.


* * *

숙소는 사이판에서 꽤 유명한듯한 '화이트 하우스' 라는 팬션이었소.

풀장이 딸려 있고, 8개의 방마다 욕실이 붙어 있는 호사스런 저택.

30명의 일행이 머무를 것이니 광활하지는 않되 비좁지도 않을 터이나..
공항 입국관리는 그 소릴 듣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이다.

엠티라도 갈작시면 좁아터진 방에 수십 명씩 들어가곤 하는 우리네 미풍양속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자못 궁금하였소.

소햏 생전에 언제 이런 데서 지내보겠소.
그냥 감동이오.
  1. 인데스 2012.11.20 12:56 신고

    오랫만에 옛 추억을 되새겨보오~
    고야스는 이 여행을 필두로 해외여행을 주기적으로 나가고 있으니 심히 부럽지 아니하지 않지 않음이 없소이다^^;

    • - 관리자 - 2012.11.21 17:15 신고

      오호..
      주기적은 아니고 불규칙적이오만, 굳이 출장이 아니라도 마음만 내키면 여행을 다닐 수 있으니 다소 자유로운 삶이라 할 수 있겠소.
      그러나, 자고로 [시간=돈]인 바, 시간 여유가 많으면 돈이 없고, 돈이 여유있으면 시간이 없어서 결국 여행이 여의치 않을 때가 다반사이니 참으로 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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